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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의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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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싶어도 모든 것을 얻을 수 없었고
비우고 싶어도 모든 것을 비울 수 없었으니
한(限)도 많고 정(情)도 많은 한 세상 살면서
어찌 그 많은 한들을
어찌 그 많은 정들을 모두 벗어 버릴 수 있으리.
한도 괴로움도 소중한 내 삶의 흔적이고 자원이며 유산인걸.
어찌 쓰레기 버리듯 버리는 것만이 능사이리.
한(恨) 서린 삶의 거울 속에서
외롭고 쓸쓸한 인생 길 위에서
나는
희로애락이 조화롭게 승화된 한 폭의 그림을 완성 시켜야할 것이다.
세속에 묻혀 살아도 얻지 못할 것이 무엇이며
이루지 못할 것 또한 무엇인가
속세를 떠나도 얻지 못할 것은 얻지 못하고
이룰 수 없는 것은 이룰 수 없음이니
보이는 것은 보이는 대로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는 대로 족하려 함은
그 안에서 오욕의 족쇄를 벗어 던진 내 자유를 얻으려 함이다
멋대로 생긴 돌덩이 안에 내재(內在)해 있던 비너스 상을 끄집어냈던 미켈란젤로처럼
한 서린 인생길에서 슬픔에 잠긴 인간의 비애를 끄집어 내어
삶의 애틋한 기쁨을 다듬어야할 시심(詩心)을 버리지 않으리니 ---
소동파는
"산색(山色)은 그대로가 법신(法身)이요 수성(水聲)은 그대로가 설법(說法)이로다"라고 했다.
소동파의 이 깨닿음이 어찌 새삼스러운 것이던가
범부인 나도 그 깨우침으로 詩心을 일깨우고 있음이니
이렇듯 자연은 만인의 스승이며 어머니가 아니던가. 스승 같은 높은 산이 있고
깊고 쓸쓸한 숲에 아버지 계시고
들꽃 외롭게 피고지는 너른 들에 어머니 계시니
삼라만상 그 어느 곳에 잊지못할 넋인들 없으며
내 목숨 하나 거저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인들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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