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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100일의 기록 ① - '스텔스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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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20-05-04 15:38 댓글 0건 조회 9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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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리고 모두가 겪고 있는 너무도 뻔 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10년 후에는 기억이 되고 20년 후에는 추억이 될 것이며, 30년 후에는 기록이 , 50년 후에는 역사가 될 것입니다. 세계인은 그리고 한국인은 우한 발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 재난을 어떻게 극복했으며, 그 공동체의 일원으로 삶을 영위했던 한 개인은 인생의 또 한 고비를 또 어떻게 이겨냈는가 하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의미에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이 공간을 잠시 넓게 쓰더라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찾아왔지만 문득 문득 울화가 치밀어온다. 코로나19가 아니었더라면 아마 나는 지금 태국의 국립대학 캠퍼스 게스트하우스에서 바삐 다음 날 할 강의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그토록 다시 여행하기를 소원했던 파리의 세느강변을 유유자적 거닐며 사색에 잠겨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일반세균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바이러스에 쫓겨 쫒기듯이 학교 문을 나왔으니 지구의 고등동물인 한 인간으로서 어찌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야말로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마늘과 쑥만 안 먹었지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곰처럼 스스로 동굴 같은 아파트에 갇힌 채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보니 어느새 은둔 100일을 맞이한다. 삶이 어디 그리 만만하겠는가만 이런 저런 새해 소망과 계획들을 준비 중이던 선량한 시민들에게, 연구실을 떠나 오랜만에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던 나의 주변으로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코비드19는 삶의 질서와 멘탈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렸다  

세상은 갑자기 멈춰서고 국경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하늘 길과 뱃길마저도 끊겼다. 경제질서는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사회는 온통 불안에 휩싸였으며, 학교는 개학을 미루고 공장은 가동을 멈추었다. 직장들은 재택근무에 들어갔는가 하면 극장을 포함해 공연장들이 문을 닫고 술꾼들은 단속반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송사리 떼처럼 이리로 저리로 몰려다니고 있다  

어디 그뿐 만이겠는가. 5G 시대에 신천지라는 이해 못할 종교집단에 의해 최초 발원지가 된 대구는 공포의 도시가 되었는가 하면 인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이 줄줄이 뒤로 미뤄지고 장례식은 조문객도 없이 친족들만으로 치러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마치 스텔스 폭격기처럼 한반도를 그리고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코비드19, 그렇지 않아도 누구를 막론하고 파란만장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인생에 기어이 끼어들면서 지구의 주인이라도 된 양 인류를 위협하고 미디어의 분량을 잠식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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