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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흘찍하니 별 생각이 다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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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흘찍하니 별 생각이 다 난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만남이라는 게 필요하다.
여기서 만남이란 젊은 남녀의 만남으로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만남의 유형이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 가장 인상 깊고 짜릿하고 의미 있는 만남은 역시 젊은 날에 청춘남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야기의 시발점은 어떤 지인의 소개로 청춘의 선남선녀 한 쌍의 만남이 주선된다.
만남의 일자와 장소를 인지하고 서로가 약속된 곳으로 가게 된다.
그 장면에서 먼저 여자가 약속된 시간에 도착하게 된다.
대부분 이런 만남에서는 제 시간에 도착하는 게 기본 에티켓으로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려야 할 터인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남자가 늦게 도착하게 된다.
여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상대방이 먼저 나와 있어도 신통치 않은 판에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가 오지 않은 관계로 열이 슬슬 오르기 시작한다.
젊은 처녀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모처럼 만나는 날, 그것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처음 만나는 날에 상대방이 나타나지 않음으로 한이 슬슬 생기기 시작한다.
그때 젊은 총각이 헐레벌떡 처녀 앞에 나타나게 된다.
그야말로 젊은 처녀 입장에서 열탕에서 냉탕으로 빠진 심정으로 상대방과 대면하게 된다.
생각 같아서는 한 방에 쌍욕이라도 해 주고 뒤도 안돌아 보고 나오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최소한의 격과 자존심을 세우고자 이를 악 물고 이성적 판단으로 대면하기로 한다.
그렇게 하자니 속에서 울화통은 참지 못한 정도로 치밀었으나 그래도 경망스럽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또 쓰면서 자신을 제어해 나갔다.
그 처녀의 첫 한마디
혹시 “집에 개~ 새끼 키우고 계시나요?”라고 물어 본다.
듣고 있던 젊은 총각도 늦게 온 터에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의 상황을 생각하고 거기에 대처할 시나리오도 어느 정도 준비해 가지고 나왔으리라 본다.
그런데 느닷없이 개새끼를 키우고 있냐고 물어보는 터에 순간은 당황했으나 그냥 물러서면 자신만 초라해 보일 터에 여기서 빠져나갈 예봉 책을 궁리하게 된다.
“키워봤다.” 라던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다보면 상대방의 페이스에 걸려 들 것 같기도 하고 비록 늦게 왔지만 그래도 알량한 자존심도 있고 하여 상대방과 레벨에 맞추어 대답을 하게 된다.
“예, 십~ 팔년 동안 키워보았죠.”
그 말을 듣고 젊은 처녀는 움찔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자기가 먼저 한 말보다 더 리얼하고 충격적인 답인지라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다음 카드를 준비하게 된다.
“아, 그렇군요. 상당히 오랫동안 키워보셨네요.”
라고 대답한 뒤 이어서 상대방이 늦게 나온 것을 염두에 두고 거기에 걸맞은 응징의 말을 준비하게 된다.
해서 자신의 손가락을 펴면서
“이~ 새끼 손가락 예쁘죠.”라는 강펀치의 말을 던지게 된다.
물론 그 안에 내용은 그럴싸하지만 복선이 깔려 있다는 것 쯤은 상대 총각도 금세 인지를 하게 된다.
이거 보통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 한 젊은 총각은 그냥 “예쁘다. , 아니다.”로 대답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게 된다.
해서 젊은 처녀가 이야기 한 것 보다 더 리얼한 답을 내 놓게 된다.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납시다.”라고 말하게 된다.
그 말을 들은 젊은 처녀는 더 깜짝 놀라게 된다.
이렇게 자신이 던진 말에 한 치의 망설임과 물러섬 없이 초강수의 답을 내 놓으리라 상상도 못했는데 하면서 내심 상대방의 임기응변에 놀라게 된다.
여기서 소개한 젊은 남녀의 첫 만남, 그리고 그와 관련된 스토리가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주고 있느냐를 다방면에서 생각하게 해 주는 멘트가 아닐까 싶다.
젊은 처녀가 늦게 나온 총각에게 첫 만남에서 얼굴을 붉히면서 늦게 나온 이유를 캐물으면서 악다구니를 했다면 그것은 보통사람들이 가지는 감정의 발로에서 끝났을 것이다.
늦게 나온데 대한 괘씸한 심정은 극에 달했지만 그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는데서 젊은 처녀의 위트를 그대로 볼 수 있다.
헌데 상대방의 총각이 내 뱉은 답변은 처녀가 한 말을 한 순간에 뒤집을 만 한 표현을 하게 된다.
“방귀 퀸 놈이 성질낸다.”고 늦게 왔으면 연실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해도 상대방의 노여움을 풀어주지 못할 터인데 한 수 더 뜬 멘트를 날리고 또 날렸다는데서 그 총각의 내공도 만만찮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후에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연이던 필연이던 많은 만남을 가지게 되어있다.
유쾌한 만남도 있고 불쾌한 만남도 있고 그럭저럭한 만남도 있을 수 있다.
만남이 제대로 안되면 대인관계도 자연스럽게 헝클어지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것을 잘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디에 가도 환영을 받고 그 결과 성공적인 인생도 덤으로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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