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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수(心如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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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20-04-16 10:48 댓글 2건 조회 9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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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수心如水

 바람소리/김윤기

마음
물빛 같고

하늘빛 같은 날

산사 파고드는 햇살 한 줌 손안에 감아쥐고
땅의 기원 하늘로 이어진 실오라기 같은 줄 하나에 매여  
풍상의 세월 덧없이 스쳐 간 풍경소리
세존世尊의 추녀 끝에 매달려 백 년을 울었을까
천 년을 울었을까
    
그 소리 귀담아듣던 구름만
사바의 거리 바라보는 산마루 넘어
물소리, 새소리 젖어 바다로 가고
그 바다 망망한 가슴에 솟은 섬 하나
핏빛 노을 번진 자비심 등에 지고
응얼진 중생의 번뇌를 삭히며 저물어 간다.

마음
고요한 물빛 같았던 날에
수선화 꽃 그림자 드리운 물빛
청아한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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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내 가난함을 사랑해 주십니까?
왜?
나의 외로움을 열애하고 있습니까?
나는 이미 가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외롭지 않습니다.
나보다 더 가난하고 더 외로운 것이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사랑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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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내 아픔을 당신 것이라 합니까
왜?
나의 번민 조차 당신 것이라 합니까
나는 이미 아픔이나 번민을 잃었습니다
당신이 몽땅 가져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텅텅 비어버린 나를
사랑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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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나의 아성(牙城)을 완고하게 지켜 주시려 하십니까
하지만 나의 아성은 이미 없습니다
내 스스로 허물어 버렸지요.
돌무지 같은 나의 아성에 갖혀 살아야할 어리석은 나는
지금은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온갖 것이 나의 친구이고
내 삶의 피안이기에 거추장스런 명예나 권위에 집착할
아무런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눈 뜨고 바라보면
내 삶의 종말까지 서슴없이 받아 줄
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는 아름다운 대지가
넉넉하게 있지 않습니까
나는 내 삶의 소중한 자유를 위해
내 자유를 외워싼 하찮은 아성의 돌무더기를
스스로 헐어 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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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사누?
노린재에게 물었습니다
"하느님께 물어보소
한평생 살아가는 인간보다
한 계절 살다가는 내가 더 바쁜 몸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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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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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시인의 자문 자답의 절규......
오늘을 여는 아침에 큰 울림으로 다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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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걱려의 말씀에 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