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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길 위에서 길을 묻다 158 - (3) '그해,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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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신분으로 개인전을 학교행사에 함께 연다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학교와 전시회를 함께 하기로 협의는 마쳤지만 전시회를 열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지금 화폐가치로 4,5백만원을 마련해야 한다. 아니면 비용을 최소화 할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야 했다.
결심이 서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월간 학습지를 판매하는 알바를 시작하여 조금씩 돈을 모으고, 액자제작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시골에 가서 굴피를 벗겼다. 시화전은 시와 그림 액자의 삼박자가 한데 어우러져야 하기에 굴피로 액자를 만들면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질감이 향토적이면서 시와 그림의 조화를 잘 살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전시할 작품선정도 끝나고 문제는 시화를 그릴 화가를 물색해야 했는데 마침 당시 사생대회에만 나가면 수상을 하는 그림을 매우 잘 그리는 한해 위의 한 선배를 만나게 된다. 이런 저런 계획을 설명하면서 염체불구하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졸랐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선배의 여러 사정도 감안하지 않은 지금 생각하면 참 터무니없는 부탁이었던 셈이다.
아무튼 그 선배는 여름과 가을에 걸쳐 시에 그림을 입히는 작업을 열과 성을 다해 마무리 해줬다. 무려 40여점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었는데 투입한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작업에 들어간 물감 값 역시 만만치 않았을 것이지만 액자가 제작되면서 전시회준비는 마무리되었다.
당시 국화를 담당했던 선생님은 국화의 생육에 관한한 우리나라에서 권위 있는 전문가였는데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국화전시회가 1년을 줄기차게 준비한 필자의 개인시화전과 함께 성대히 열리게 된다.
강당을 가득 채운 각양각색의 국화와 벽면에 알맞게 걸린 시화는 한데 어우러져 많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가운데 일주일 여의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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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연2님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그런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 ㅎㅎㅎ
그 당시 극화전시회를 도맡아 책임지셨던 선생님은 정홍철선생님이셨습니다.
(에이포님이 착각하신듯)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아, 그랬군요. 맞습니다. 정홍철 선생님이셨습니다.
안경을 쓴 왜소한 몸에 매우 바지런하셨더랬지요.
고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역시 진작에 스케일이 크셨군요.
전 회차를 보고 여성을 찾는구나 했는데
이번 회차를 보면 남성인 것 같고..
반전을 기대합니다.^*^
에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ㅎ ㅎ
저도 반전이기를 기대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