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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를 눌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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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9-01-09 08:42 댓글 0건 조회 7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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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번호를 눌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날로그 시절에는 없던 것이 디지털로 넘어 오면서 새로 생긴 것 들이 너무나 많아졌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인 비밀번호가 아닐까 싶다.

비밀번호와 친하게 지내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 던져진 것이다.

 

집에 현관문을 따고 들어갈 때도 비번을 알아야 한다.

옛날 열쇠를 가지고 다니던 시절을 생각하면 많이 편리해 졌지만 이제는 수없이 많은 비밀번호를 알아야 함으로 머리에서 쥐가 나는 시대에 들어온 것이다.

이것도 귀찮다하여 지문이나 홍체인식, 목소리 등을 통하여 자동으로 돌아가게끔 진화가 되고 있다.

 

그래도 전자거래나 통장 거래 시에는 비번이 필수 중에 필수로 되어 있다.

비번을 잃어버리면 낭패가 되는 세상에 나온 것이다.

해서 예전에는 비번을 자신의 생년월일이나 외우기 쉬운 0000, 1111과 같은 것을 썼으나 해킹을 당하는 사례가 많아짐으로 이런 번호는 알아서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직접 기계나 창구에 가서 볼일을 볼 때에는 모르겠으나 전화상으로 비번을 물어올 때가 있다.

과거에는 비밀번호 네 자리를 눌러 주세요.”라는 명령어조로 멘트가 나왔는데 이제는 좀 더 인간적으로 비밀번호 네 자리를 눌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비밀번호를 누른다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어떻게 요구를 하는냐에 따라 소비자들이나 고객은 달리 반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압적이 자세가 모든 것을 일사분란하게 리드하던 시절이 있었다.

군사문화 시절이나 유신시절에는 잔말이 용납되지 않았던 곳도 많이 있었다.

하라면 했지 무슨 말이 많느냐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좀 더 부드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화의 물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같은 말이라도 억압과 통제에서 자발과 긍정의 메시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직설화법에서 권유형으로 가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해라" 보다는 "~하면 어떻겠냐"는 식으로 넘어 간다는 것이다.

지시를 하는 사람은 몇 마디 더 이야기해야 하겠지만 수용하는 측에서는 한층 더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말을 안 듣는 뺀질이 같은 부류에게는 이래저래 말이 잘 안 통할 수 있겠지만 양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감어린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회가 변하면서 언어생활도 자연스럽게 변천하는 것 같다.

옛날에 쓰던 화법보다는 신식의 화법이 더 세련되어 보이는 면도 있다.

기성세대는 이미 몸에 DNA처럼 굳어진 화법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용이한 문제는 아니라 본다.

하지만 이 세상에 발붙이고 살자면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가는 흉내라도 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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