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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93 – 치앙라이로 가는 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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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8-02-14 11:12 댓글 1건 조회 77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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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국경 검문소>

 "
혹시 이 여권 당신의 형 것이 아니냐?"
 "나는 형의 여권을 가지고 여행을 할 이유가 없다."
 "당신 얼굴도 나이도 여권과 다르다."
 "무슨 소리지?. 나는 이미 공항의 이민국 직원으로부터 내 여권임을 인정받고 태국을 거쳐 미얀마에 입국했다."

다음날 미얀마를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국경검문소에서 이민국 직원과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그는 여권의 나이보다 내가 젊게 보인다며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니 별로 기분이 나쁜 시비는 아니었지만 타국에서의 그것도 여행위험군에 속해있는 미얀마에서의 입출국의 문제라 어떻게든지 국경게이트를 넘어 태국땅에 발을 들여놔야 안심 할 일입니다.  

치앙라이에서 미얀마국경까지는 약 1시간의 거리입니다. 태국에 온 김에 국경을 넘어 미얀마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태국친구에게 안내를 부탁했던 것입니다  

전날 박목사 부부의 미얀마에서는 소매치기나 북한 공작원들에 의한 납치 등 여러 가지 위험성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특히 마약밀매가 성행하는 곳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여행가방에 마약이 넣어져 자칫 운반책이 될 수도 있다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미얀마의 최 접경에 있는 국경의 도시는 활기가 넘쳤습니다. 골목마다 사람들로 넘쳐나고 상거래 또한 활발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우리나라 걸그룹의 해적판 CD와 드라마 비디오 테잎을 파는 가게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어쨌든 위험을 무릅쓰고 서둘러 미얀마 국경의 곳곳은 무탈하게 잘 돌아봤지만 국경검문소가 여권을 가지고 시비를 거리라고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시비가 잘 가려지지 않자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이번에는 내가 이민국직원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나이가 몇 살이냐?”
나의 기습적인 질문에 그가 엉겹결에 두 손의 손가락을 이용해 대답을 했습니다.  
"52세다."
"한국 사람인 내가 보기에 너는 32살로 보인다

내말에 조금 기가 막혔던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더니 그는 나의 여권을 돌려주며 다소 과장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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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감자님의 댓글

불량감자 작성일

선배님의 순발력이 감탄스럽습니다.
여행 잘 하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