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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93 – ‘치앙라이로 가는 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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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통해 헤로인의 70%를 생산하고 있는 미얀마, 태국, 라오스 접경 골든 트라이앵글>
.....그런데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어디에선가 유창한 한국말이 들려왔습니다.
돌아보니 거기에는 한 중년의 한국인 부부가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얼굴들입니다.
나는 부부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통성명을 했습니다.
그들은 이곳 치앙라이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박 모 목사 부부였습니다.
한국인이 이곳 시골마을까지 온다는 소식을 호스트 훼밀리로 부터 전해 듣고 일부러 찾아온 것입니다.
전 인구의 98%가 불교도인 태국에서 기독교 선교를 하다니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들 부부는 환영의 뜻으로 나와 호스트 훼밀리를 저녁식사에 초대를 했습니다. 메콩강의 지류가 흐르는 시 외곽의 야외 레스토랑이었습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메콩강의 유래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 강의 본류를 메콩강이라고 부르는데 엄격히 말하면 ’콩강‘이 맞습니다.
‘메’는 태국어로 강이라는 뜻이고 이 강의 이름이 ‘콩’입니다.
그러니 한국인들은 콩강을 콩강강이라고 부르는 셈인데 앞으로는 메콩이라고 부르든지 콩강이라고 부르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훅하고 익숙한 향수냄새가 강바람을 타고 풍겨왔습니다.
터미널에서의 약속처럼 그녀가 다시 나를 찾아온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어스름한 저녁 빛을 틈타 한쪽 눈을 찔끔 감아 윙크를 보내며 태국에서는 처음 만나는 것처럼 인사를 나눠야 했습니다.
“아 아 아 그러니까 이름이 뭐였죠?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여기까지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숭도 이정도면 올림픽 메달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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