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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92 ‘치앙라이로 가는 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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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8-01-11 10:02 댓글 0건 조회 8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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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에 소재한 백색사원 전경>

공항의 대형 전광판 불빛을 배경으로 다소곳이 서서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여인
,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지난 10, 태국의 친구일행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행의 가장 뒷자리에 조용히 서서 본토인의 언행 하나하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던 그 여인이었습니다  

당시는 그저 낮선 한국 땅에 왔으니 그렇겠거니 염두에 두지 않고 평범한 눈으로 보아 넘겼는데 버려지듯 혼자 내려 선 이 먼 태국 땅 입구에서 그녀를 만나다니...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녀는 필자가 태국에 온다는 소식을 누구에겐가 전해 듣고 나의 호스트 친구와는 상의도 없이 치앙라이에서 치앙마이까지 3시간 30분을 버스를 타고 비밀리에 마중을 나온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난감하면서도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그 반가움은 이루 말로 표현 할 길이 없었습니다.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그녀에게 인사를 건넨다는 것이 이랬습니다
아 아 아 아... 당신 이름이 뭐였지요? 여기는 무슨 일 입니까?

그녀의 일행이 한국에 왔을 때 의례적으로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사실 나는 그녀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태국시간 1130, 한 밤중입니다. 물론 알고 출발은 했지만 치앙라이로 가는 버스가 있을리 없지요  

그녀의 계획은 치밀했습니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자정 무렵의 낭만 넘치는 야시장에서 시켜주는 대로 저녁식사 겸 요기를 하면서 소통이 조금 원활해 질 즈음 그녀는 내게 고백하듯 말했습니다. 한국 방문 때 저를 눈여겨 봐 뒀다고요. 묘령의 태국여성이 저를 찍어 뒀던 것입니다  

, 살다가 보니 나도 모르는 인연이 대륙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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