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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89 - ‘野生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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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영혼을 울리는 노래 한곡이 울려 퍼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방한기념 국빈만찬 행사에서 있었던 일로 국내 대중가수로는 유일하게 박 효신이라는 아이돌 가수가 초청되어 ‘야생화’ 라는 노래를 가슴 절절히 부른 것입니다. 물론, 만찬에 참석한 국내외 인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지요.
대중가요 가수가 어떻게 그와 같이 귀한 자리에서? 하지만 이 야생화의 노랫말을 들어보면 그가 어떻게 청와대 만찬장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얗게 피어난 얼음 꽃 하나가…”
이렇게 시작되는 ‘야생화’ 는 숱한 고난과 고통을 이겨내고 결국 야생화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길 소망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하얗게 피어난 얼음 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중략)먼 훗날 너를 데려다 줄/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야생화’ 중)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왠지 필자의 젊은 시절의 고뇌가 자꾸 떠올라 눈물이 고여 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황하던 시절, 한국은행 앞 M찻집에서 잠시 파트타임 DJ를 한적이 있었는데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멘트를 날렸을 법 합니다.
“추운 겨울 들판에 피어난 야생화처럼 오랜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한 번 비상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곡입니다. 가을을 막 보내고 맞이한 초겨울, 내일의 비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박효신의 ‘야생화’입니다.“
이 겨울 잠시 허리를 눕히고 모진 눈보라 속에서 추위를 견뎌야 하는 들녘의 야생화들...
그의 절규와도 같은 노래처럼 어김없이 봄은 다시 올 것이기에 마음이 가난한 이들은 아마 이를 악물고 이 치운 겨울을 버틸 것입니다.
이 글 바닥에 ‘야생화’ 음악 한 자락 깔았으면 좋겠는데 그럴 재주는 못되어 못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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