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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탁의 가치는 얼마 정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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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8-11 15:36 댓글 2건 조회 8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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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탁의 가치는 얼마 정도 되는가?

 

   교실에서 볼 수 있는 소품 중에 교탁이 있다. 아니 학교가 아니라 하더라도 종교적인 의식을 수행하는 공간에도 설교나 설법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탁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에서 교탁은 칠판, 교단과 함께 선생님이 계시는 공간에 갖추어야 할 필수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지금도 교실 공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이런 소품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수업의 방식은 일제 강점기에 틀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모습이다. 당시에는 권위와 강압을 보여주기 위해서 선생도 칼을 차고 들어 왔다는 일화도 전하고 있다. 교실수업의 시발점이 이런 관계로 과거에는 수업도 권위를 통하여 이루어져왔다. 선생님 자체도 권위가 있었고 교단과 교탁은 그야말로 권위의 상징적 도구로서 역할을 해 왔다고 본다. 교단이나 교탁은 교실에서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탁의 효용가치는 선생님이 교육을 하는 장의 중심부에 놓여 있으면서 학생 세계와의 영역을 구획하는 소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좋게 표현한다면 교사의 권위를 지켜주는 보루의 역할을 한다고나 할까, 물론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교탁을 이용하는 경우는 없으리라 본다. 하지만 배우는 아이들은 교탁이 있는 만큼 선생님께 다가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존재라 인식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옛날에는 권위를 찾을 만 한 곳은 어떤 방법이던 차별화를 꾀하였다고 본다. 세월이 흐르고 사회가 바뀜에 따라 권위라는 것을 구시대의 유물 정도로 인식하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교탁이 교실에서 진정으로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교탁의 가장 큰 역할은 교사의 권위나 품위를 지키는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쓸 교과서나 부교재, 출석부, 수업 용품을 올려놓거나 보관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잠시 다리를 올려놓는 공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잠시나마 지킬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교탁은 선생님들의 영역과 구분을 짓는 하나의 도구 정도로 인식되어 질 것이다. 요즘처럼 휴대폰을 수업 이전에 걷는 경우 그것의 보관 장소 정도로 인식할 것이다. 아니면 교탁 바로 앞에 앉은 학생은 선생님의 눈을 피해서 잠시 엎드려 졸 수 있는 방패막이 역할도 하지 않을까 싶다. 공간의 분할 및 이용측면에서 교탁은 교실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소품으로 인식될 수 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동양적인 미덕으로서의 敎育을 학교현장에서 실천해 왔다. 교육은 집어넣는다는 개념이 강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머릿속에 지식이나 기능을 잘 집어넣는 교사가 유능한 교사였다. 현재 인문계 고교교육은 아직까지 통용이 되고 있다고 본다. 반면 서양의 education은 끄집어 내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의 교육방법으로는 education을 구현하기에는 좀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이것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은 수업 방법의 개선밖에 없으리라 본다.

 

   세상과 사회가 변하면서 교육의 방법도 변하고 있다. 옛날처럼 선생님이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교육력이 발휘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본다. 교사와 학생이 얼마나 가깝게 교감을 하느냐가 교육의 성패를 판단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다가가야 하는 세상으로 접어들었다. 그냥 다가가서는 안 된다. 감성과 지성, 인간애를 바탕으로 다가가야 하는 것이다. 현재 교실에 있는 교탁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길목에 떡 버티고 있음으로 교육을 위한 도구가 아닌 하나의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미래의 경영자이나 CEO가 될 인물을 키우는데 주입식이자 획일적인 교육방법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학생 스스로가 생각하고 판단하며 그것을 삶의 현장에 적용을 시켜야 한다. 사원의 개념이 아닌 사장의 개념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통찰력과 판단력 그리고 책임감을 키울 수 있는 교육방법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일제식 교육방법 보다는 학생 스스로가 학습을 할 수 있는 쪽으로 전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은 환경에 지배를 받게 되어 있다. 도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용하고자 하는 욕망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린 아기에게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서는 엄마젖을 떼어야 할 것이지만, 아기는 줄기차게 엄마젖만 고집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아기가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싫던 좋던 엄마젖을 떼어야 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라 본다. 교실에 교탁이 있는 한 교사는 그 교탁을 중심으로 수업을 풀어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가게 될 것이다. 학생들 또한 지금까지 교탁문화에 길들여져 있었던 관계로 그것이 없어지는데 대하여 환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선생님이 자기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데 대해서 불안감과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선생님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교탁이 교사와 학생을 단절시키는 주범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교탁으로 인하여 보이지 않은 단절은 분명히 존재하리라 본다.

 

   교탁이 사라짐으로서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에 대해서 상상을 해 보자. 선생님들은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 허전함을 느낄 것이다. 출석부, 교과서, 노트북, 부교재, 수업도구, 휴대폰 수거함 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부터 난감해 지리라 본다. 이는 학생용 빈 책상을 하나 갖다 놓고 그것을 올려놓거나 아니면 창틀이나 학생들의 사물함을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으로 수업을 하는 과정에서 하반신을 어떻게 연출시켜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선생님 스스로가 수업에 알맞은 복장을 갖추면 되지 않을까 싶다.

 

   교탁이 사라진다면 선생님들의 수업 동선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가까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막연하게 가까이만 가면 교육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가까이 가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도 학생과 같이 앉아서 수업을 하는 방법도 나올 것이다. 하루에 몇 시간씩 서서 수업을 하는데서 오는 체력소모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된다면 굳이 선생님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이유도 사라지리라 본다. 수업은 학생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선생님은 코치 역할 정도만 해 주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명강의에 교탁이 있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 언론을 통해서 보는 명강사의 명강의에 강의 도구에는 거의 교탁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교실수업이 명 강의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 본다. 강사는 자신의 이론이나 경험, 지식을 청중들에게 전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사 역시 강사의 목적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 그리고 이론과 실제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 본다. 이런 맥락으로 본다면 교사도 명강사의 역할이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강의에 굳이 교탁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시대의 정설은 아닌 것 같다.

 

   자고로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다했다. 물이 좋으면 정자가 신통치 않고 정자가 좋으면 물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물에 우선을 두는 사람은 물로 가고 정자의 폼이 중요하면 정자로 가면 될 것이다. 우리의 교육도 똑 같다고 본다. 교탁이 필요한 경우는 교탁이 있는 쪽으로 가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미래의 인재를 양성해 내야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가 변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면서 우리 목적에 맞는 교육을 한다는 것은 백년하청이 아닐까 싶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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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격세지감(隔世之感)이군요.
학교에서 교탁 교단을 없애서라도 학생과 선생님의
간극을 좁혀보겠다는 발상과
주입식 재래 교육방식에서 탈피해 보겠다는 현재 진행형의
탐구교육 방향이 좀 낯선 세대입니다.
고리타분하다 할지 모르겠으나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느니,
선배는 부친과 동격이라는 세뇌(?)가
아직도 앙금처럼 남아있으니 말입니다.
지식보다 전인교육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그 생각이 지금도 옳다고 여깁니다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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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전님의 댓글

조규전 작성일

교실현장은 아직까지 군사부일체가 살아있습니다.
우리의 DNA에 각인이 되어 있는 그런 문화가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 배웠던 교사는 알게 모르게 권위가 있는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권위에 대해서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요즘 뜨고 있는 혼밥족, 혼술족의 사고와 행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위라는 잣대를 내 밀면 그들이 무엇이라 할까요.
싫던 좋던 다음 세대가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바탕을 잘 깔아 주는 것이 교육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