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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야행은 무엇을 남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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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8-05 08:14 댓글 0건 조회 8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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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야행은 무엇을 남겼는가



어떤 행사든 간에 날씨의 부조가 큰 역할을 한다고 본다
.

특히 야외행사의 경우 날씨의 조건에 따라 흥행에 성패를 가름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빅 텐트가 있음으로 어느 정도는 커버를 할 수 있으나 완벽하게 목적에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강릉야행의 행사를 치르는데 나타난 날씨는 그 행사를 원만하게 치룰 수 있도록 맞춤식으로 보여줄 정도로 거의 완벽에 가까게 나타났다.

여름의 중심부인데도 불구하고 요란스럽게 덥지도 않았고 햇볕도 그리 강하지 않아서 야외활동을 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행사의 내용이나 흥행을 떠나 주최 측이나 관람객들이나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자연이 배려를 해 준 하루였다고 본다.

 

행사의 일환으로 동헌 담장을 둘러싸고 옛 강릉의 이미지 사진 전시회가 있었다.

사진이라는 것이 나온 이후 강릉을 배경으로 찍은 작품들이 다수가 출품되어 있었다.

남대천에 나무다리, 다리위에서 여고생들이 교복을 단정히 입고 폼을 내고 있는 사진, 객사문의 옛 모습, 보현사 등 절의 옛 모습, 월화정 등 각종 정자, 경포호와 관련된 사진, 오죽헌 장면,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옛날 강릉 시가지 등의 모습이 당시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지역의 건축이나 삶의 모습이 그 당시에 그대로 멈춰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선조들의 모습도 보였고 우리의 유년기 시절에 모습도 생생하게 작품 속에 담겨있었다.

글로 남아 있는 기록이 아닌 그야말로 시각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옛 사람들의 생활상까지 유추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당시 사진을 보면서 우리 지역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보는 재미도 있었고, 그 사진 속에 나와 있던 사람들이 지금은 어떤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니 허무와 쓸쓸함이 함께 배어나온다.


행사장은 옛날 동헌과 칠사당, 객사문등을 중심으로 중앙도로까지 아우르는 공간에서 펼쳐졌다.

행사시간에 도로를 일시 통제하고 그 공간에 먹거리, 골동품 전시 및 판매, 공방의 예술품 전시 및 판매, 각종 먹거리, 옛날 도서 판매, 거리의 연주 등이 이루어졌다.

차량이 쉴 새 없이 다니던 중심도로가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특이한 장면이었다.

평상시에는 차량중심으로 운영되던 도로가 인간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과 그 도로가 문화행사를 하는데 결정적인 공간 제공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길거리 먹거리를 일부 책임지고 있는 푸드트럭에는 강릉원주대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만발한 창안 음식 작품을 비롯하여 일반인 들 중에서 즉석 물회, 즉석 감자떡, 두부 요리, 스페인 요리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었다.

전통문화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화도 선보이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음식 창안품은 줄을 서서 한참 기다려도 맛 볼 수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기존의 식품에서 뭔가 더하고 빼거나 요리 방법을 달리하면 새로운 음식문화가 열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볼 수 있었다.

특히 강원도에서 나오는 재료를 중심으로 새로운 음식을 개발한다면 이 지역의 관광산업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보인다.

누군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의하여 새로운 음식문화가 나온다면 만든 사람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파생되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으리라 본다.

전통의 유지도 좋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리라 본다.

 

인간은 옛것에 대한 그리움을 추구하는 동물인지도 모른다.

과거에 구질구질했던 삶도 지나고 나면 그럭저럭 추억으로 남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

젊은 날 객지 생활을 할 때 자취방을 떠 올려보자.

그 방안에 이불을 비롯한 세간살이를 또 떠올려보자.

그 안에 있던 물건이 환생하여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고 생각해 보자.

당시에 사용했던 하나하나의 생활필수품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를 것이다.

그것을 버리지 않고 모아 놓은 것이 골동품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순간에도 미래 사람들이 그리워할 골동품을 만들고 사용하는지도 모른다.

현재의 물건을 잘 보관하여 50년만 지난다면 그 물건이 그때에 가서 융숭한 대접을 받을는지도 모른다.

아니 50년이 부족하다면 넉넉잡아 500년을 보관해 보라.

국보급은 아니지만 미래의 진품명품에서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제 행사에서 거리에 전시한 바로 지난 과거에 우리가 사용하던 물건 전시가 있었다.

어떤 것은 실제로 필자가 어렸을 때 사용했던 물건도 있었다.

추억을 불러 일으킬 좋은 전시장이 아니었다 싶다.

 

우리 민족의 경제적 뿌리는 누가 뭐라해도 농경이 아니었나 싶다.

농경문화의 특징은 계절을 많이 탄다는 것이다.

계절에 의해서 모든 농작업이 이루어짐으로 어떤 시기에는 요란스럽게 바쁜 철도 있고 또 어떤 시기에는 한가한 시절도 나타나게 되어있다.

인간의 본능에서 누가 땡볕에서 땀 흘리는 것을 좋아하겠는 가만은 살아가기 위하여 싫은 일도 해야 하는 것이 인간사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어렵고 힘든 농작업이 끝나고 할 수 있는 문화활동의 백미는 역시 농악 이였으리라 본다.

자연스럽게 발달한 장르가 농악이 였으리라 본다.

북치고 장구치고 꽹과리만 치는 것으로 부족하여 일부는 율동을 통하여 더 신명난 농악문화를 일구어 왔다고 본다.

옛날 우리 선조들의 삶에 애환을 녹이고자 했던 농악이 현대인들에게 시끄러운 꽹과리 소리 정도로 들린다면 이것은 우리 농악의 내력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의 편견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기회에 농악이라는 것을 현대의 이미지에 맞게 재창조하여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를 시키는 것도 좋으리라 본다.

 

관노가면극은 강릉을 대표하는 연극문화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갖는 장르 중 하나라 본다.

무언극으로 발전한 이 관노가면극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기법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본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과 함께 하는 관노가면극이 될 수 있도록 공연단 측에서 많은 배려를 한 것 같았다.

극단원과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어가는 극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의 영역을 넓혀 가리라 본다.

 

체험부스는 이 행사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만들어진 것 같으나 딱히 새롭게 보이는 부분은 잘 안보이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체험부스를 접해보았기에 어떻게 해야지만 기억에 남을 부스가 될 것인가도 고민을 해 봐야 할 것이다.

기왕 예산을 들여서 한다면 부스 군을 설치하여 주제별로 묶어서 운영하는 것도 좋으리라 본다. 먹거리면 먹거리, 전통문화이면 전통문화, 수공예면 수공예 군으로 나누어서 운영하면 보거나 체험하는 사람들이 쉽고 접근할 수 있고 인상 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복패션쇼를 통하여 우리의 전통 의상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이색적인 문화라 본다.

과거에는 명절 때라도 한복을 입는 경우가 많이 있었으나 요즘은 그런 것도 많이 퇴색된 것 같은 느낌이다.

문화 중 의상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히 크다고 본다.

이것을 시대에 걸맞게 발전시킬 수 있음은 물론 잠재하고 있던 우리의 문화의식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하리라 본다.

각계 각층의 많은 모델들이 나와서 제 멋을 뽑낸 것으로 알고 있다.

 

성남동에 우체국이 있는 관계로 그 앞의 공간에는 우표와 우편엽서의 전시가 있었다.

지금은 종이 없는 메일이나 메신저로 이야기나 그림이 날아가지만 예전에는 엽서 등 종이 우편물로 먼 곳에 있는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이 되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사이버상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음으로 이런 전시회를 통하여 과거에 의사소통 전달 방법을 되짚어 본다면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 본다.

기성시대를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세상 참 빠르고도 많이 변한다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부스라 생각되었다.


 

공연의 지역연고를 넓힌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영동지역의 문화만을 이야기한다면 이는 우물 안에 개구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의 영역이 넓다는 것은 아리랑 하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아리랑은 각 지역마다 특색있게 발전되어 왔다.

어떤 지역의 아리랑은 신이 저절로 나는가 하면 또 어떤 지역의 아리랑은 슬픔과 애잔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의 대표적인 아리랑은 역시 정선아리랑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정선은 지리적으로 영서에 있지만 정서상으로는 강릉쪽에 더 가깝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즘이야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선아리랑 공연을 보면서 왜 정선에서 그 아리랑이 성장 발전해 올 수 밖에 없었는가를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배가 불러야 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화예술이 발전한 나라는 대부분 부의 축적이 많이 있었던 경우가 많다.

특히 유형문화유산을 만드는 것은 경제력과 인력 그리고 강력한 추진력을 가지는 리더, 새로운 유형의 문화를 창달할 수 있는 기술자가 있었을 때 가능했으리라 본다.

역사적으로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도 유형의 문화가 신통찮았던 경우도 있었고 한두 가지가 부족하여도 맹렬하게 밀어붙인 리더가 있어서 새로운 유형의 문화세계를 열은 곳도 있다고 본다.

우리는 지금까지 옛 것에 대한 향수를 우선시 하면서 그것을 문화의 뿌리라 생각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도 새로운 문화는 끊임없이 창조되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일에 문화적 마인드를 곁들인다면 모든 것에서 문화의 가치와 향기가 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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