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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77 - ‘하늘이 하늘노릇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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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하늘 노릇 하기가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집을 나선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고 농부는 비 오기를 기다리는데/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날씨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네.' 예부터 중국농민들 사이에 구전되어 오던 농요를 대만의 저명한 학자이자 시인인 난화이진(南懷瑾·1918~2012)이 다듬은 詩라고 합니다. 각자의 처한 입장에 따라 서로 원하는 것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표현 했을 것입니다.
새로 임명된 검찰총장이 임명장을 받으며 대통령 앞에서 이 시를 읊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대통령의 검찰개혁 주문에 물타기를 하는 듯 한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시의 적절성을 놓고 논객들 사이에 갑론을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화(民話)중에도 부채 장사와 우산 장사를 하는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비 오는 날에는 부채 장사하는 아들을 걱정하고, 햇살이 쨍쨍한 날에는 우산 장사하는 아들을 걱정하는 내용입니다.
한편 생각 해 보면 “비오는 날에는 우산 파는 아들이 대박날 것이고, 햇살이 쨍쨍한 날에는 부채 파는 아들이 대박날 것이니 아들 각자의 당장 눈앞에 처한 입장은 서로 다르겠으나 어머니는 즐거워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한 발짝 더 들어가 보면, 어머니는 비오는 날에는 부채 파는 아들더러 우산 파는 형을 도와주라 하고 햇살 쨍쨍한 날에는 우산 파는 아들더러 부채 파는 동생을 도우라고 하면 될 일입니다.
하늘이 하늘 노릇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하늘하기에 따라서는 꿩 먹고 알 먹는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는데 생각이 미칩니다.
허나마나 한나라의 대통령이 고위직의 임명장을 주고받는 엄숙한 자리에서 시도 읊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만난 광팬처럼 대통령을 만나 마냥 즐거운 표정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새 검찰총장 부인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 참 많이 달라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은 저의 느낌만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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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근무 2.5개월만에 "연차휴가" 운운하고
북한 ICBM 도발 하룻만에 휴가 떠나는 뱃짱도
생뚱맞고,, ㅎ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서로 알아가는 시기이기는 하나 적응기간이 좀 혼란스럽기는 합니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