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조선(朝鮮)시대의 남자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7-07-23 15:35
댓글 0건
조회 849회
본문
친구야!
부탁한다
우리 모두 세월보다 천천히 더욱 천천히 천천히 걸어가자
느긋이 걸어도 언젠가는 이를 저승길이 아니더냐
날이 저물고 어두워져도 저승 가는 길, 잃어버리고 되돌아온 사람
보신적 있는가
아무도 없다네
사랑하는 내 사람아
진정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앞질러 가질 마시라
조선(朝鮮)의 남자들은 늘 아내보다 앞질러 걸었단다
남편 앞질러 세상 뜨는 모진 아내가 되지말고 느긋히 따라 오라시며
늘 그렇게 걸었단다.
그 깊은 뜻 아시리니 나의 연인아!
조선의 여자들처럼 그대야말로 나를 앞질러 가질 마시라.
한 때는 나도 저러 하였다
지금은
내게 밀려오는 저 물결이 두렵다
바람처럼 너를 향해 흘러가는 내 자신도 두렵다
물은 한 곳에 고이면 썩고 바람은 한 곳에 머물면 죽은 것이니
썩을까 두렵고 죽을까 두렵구나
너는 맑은 물처럼
나는 청명한 바람처럼
너는 내 마음 깊은 곳을 휘돌아 흘러가고
나는 네 품에 품은 향기로운 꽃잎을 가볍게 스쳐
낮설고 먼 곳을 향해 미련 없이 흘러 가리니
그대여!
내게 밀려들어 고이지 말고 그냥 흘러가라
나 역시 네 곁에 잠들지 않고 그냥 흘러 가리니
끝없이 흐르다 흘러가다가
영겁의 이느 곳에서 우리 우연히 만나도 반갑지 않겠느냐
반갑고 반가워 눈물나지 않겠느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