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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스님의 선시(禪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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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17-06-12 10:21
댓글 2건
조회 922회
본문
나의 의식과 의지로부터 나의 탄생은 외면 당했다
그럼으로 난 나의 태생에 대하여 아는 게 없다
내가 왜 세상에 태어났는지
내가 왜 너와 친구가 되었는지
내가 왜 너와 원수가 되었는지
나는 왜 하필 너와 사랑에 빠졌는지
나는 왜 하필 널 증오해야 하는지
아는게 없다
그리고 내 죽음에 대하여 역시 언제 어느 곳에서 왜 죽어야 하는지 아는바 없다
그럼에도 그날은 반드시 온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모든 것이 나의 의식과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우연이 이어진 것이 인연이니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두고 연연할 까닭 어디있으리
그리하여 난, 나의 명(命)을 하늘에 맡기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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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양님의 댓글
세양 작성일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지요.
緣(인연 연)을 중요시 하는 불교에서는 '옷깃'이라는 말은 안하겠지만 . . .
'옷깃'은 옛날 옷 저고리의 동정에 붙어있는 천이니 옷깃을 스치자면
적어도 포옹정도는 하여야 가능할 것이니 그정도면 깊은 인연일터.
감상 잘 하였습니다.
바람소리님의 댓글의 댓글
바람소리 작성일
인연이 허무하고 나아가 인생이 허무하고 부질없는 집착이 인연일 것고 같고 그렇습니다.
늘 함께해 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