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Shinemuscat
페이지 정보
본문
Shinemuscat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1904~1944년까지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안동출신의 이육사라는 시인의 청포도라는 시다.
어두웠던 시대를 청포도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그 시대상을 표현한 시라고 본다.
실제적으로 포도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은 얼마 안 된다고 본다.
과거에 포도가 없었다는 것은 제사상에 포도를 올려야 한다는 기록이 없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들어 온 포도의 대표적인 품종은 청포도계가 아니라 흑포도 계열이다.
최근까지 대표적 품종으로 캠벨스얼리라는 것이다.
그 품종이 지금까지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이유 중 하나는 재배하기 쉽고 우리의 첫 입맛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라 본다.
과일이 지금처럼 풍성하지 않던 시절에 캠벨스얼리는 포도를 대표하는 품종으로 군림하였으나 요즘을 각종 열대과일에서부터 새롭게 개발된 품종으로 인하여 점점 쇠락의 길로 걷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하여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체리, 포도, 키위 같은 외국과일 들이 물밀 듯 밀려오면서 국산 과일을 설 땅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국내 과수 산업은 사양 산업으로 전락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과정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과일 품종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샤인머스캣이라는 포도 품종이다.
점점 쇠락하는 포도 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울 구세주(?)품종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샤인머스켓에 열광을 하는 것일까 가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일단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맛을 선 보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씨도 없고 껍질을 벋기지 않고 먹어도 전혀 이물감 같은 느낌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스캇 향기도 은은하게 풍겨오는 등 새로운 풍미도 겯들여진다.
저장성도 좋아서 한겨울에도 이 포도의 맛을 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면 강점이 된다는 것이다.
꼬투리를 제외하고 버릴게 없을 정도로 알뜰히 먹을 수 있음으로 쓰레기의 발생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처럼 포도를 먹고 난 다음 쓰레기에서 미세파리가 나오는 일도 없음으로 깔끔하게 뒷처리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샤인머스켓이 뜨면서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보통 포도 가격에 배 이상으로 생각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구입하여 먹기에는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게 흠이라면 흠인 것이다.
재배하는 것도 일반 포도에 비해서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에 가장 대중적이던 캠벨스얼리보다는 재배방법이나 기술에서 어려운 점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노지에서 재배가 어려움으로 자연스럽게 생산비가 높아지는 것도 불리한 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워낙 품질이 좋고 새로운 품종으로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음으로서 당분간은 샤인머스켓이 대세를 이루리라 본다.
특히 적포도나 흑포도가 대세를 이루던 생식용 포도 품종에서 청포도로 넘어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샤인머스켓이 뜨면서 이와 유사한 품종들이 대거 우리 곁으로 옴으로서 우리가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새로운 품종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육종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과거에 맛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의 과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많아지는 세상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 이전글길위에서 길을 묻다 180 - 『벽두劈頭』 21.01.08
- 다음글봄을 품은 나무들 21.01.0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