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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시간 까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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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시간 까먹기
인간의 일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달리는 기관차와 같다고 본다.
개개 인생의 종점은 어차피 죽음으로 종결되는 관계로 이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자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국 팔자에 주어진 시간을 까먹으면서 인생을 종치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까먹는 시간을 어떻게 까먹을 것인가가 풀어야 할 난제인 것이다.
시인 천상병은 귀천이란 시에서 인생의 끝을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로 표현하였다.
그 시인은 인생살이를 마치 이승에서 소풍을 하는 과정처럼 엮어서 살았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 시인처럼 낭만적으로 인생을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은게 생이라는 것도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인생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물 흐르는 대로 유유히 살아가는 것이 제대로 된 인생인지 아니면 폭포수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다이내믹하게 사는 것이 제대로 된 인생인지는 판단하기 극히 어렵다고 본다.
어렸을 때는 철딱서니가 없어서 인생을 마구 살고, 나이를 먹은 후 철이 들었을 땐 이미 너무 멀리 나와서 아무 꼴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본다.
누가 더 빨리 철이 드는가가 인생을 좀 더 짜임새 있고 규모 있게 사는 길이라 본다.
그것을 제대로 터득하기 위하여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찾아가는 게 학교가 아닌가 싶다.
거기에는 선생(先生,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 식견이 자신보다 조금은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으로부터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전수 받는다고 본다.
학교를 졸업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신의 인생을 가지고 죽을 쑤어 밥을 만들던 간에 선택은 오로지 자신에게 주어지게 된다.
요는 정신없이 살다보면 제대로 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맹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돈도 벌고, 명예도 좀 얻어야 할 것 같고, 군대도 갔다 오고, 장가도 가고, 자식도 낳는 등의 일을 하는 과정은 정신없이 지지고 볶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여유나 시간이 없는 것이다.
정신없이 볶이던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제서야 오롯한 자신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이때가 되면 자신의 인생에서 일정 부분은 흘러가고 소모가 된 상태가 될 것이다.
뒤돌아보면 자신에 인생에서 무엇이 미스가 되었고 어떤 부분에서 사달이 났는지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엮어갈 인생을 꾸리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없는 것이다.
누구 말따나 “인생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그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 본다.
그래도 그걸 한가닥 희망으로 걸고 살아가는 사람은 또 새로운 인생의 영역을 맛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음 선택으로 넘어가게 된다.
체념인 것이다.
‘여우와 신포도’가 되는 순간이다.
어쩌면 그런 것이 자기 합리화를 시키기에 가장 좋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잘 살아 온 것 만 해도 기적처럼 생각하고 다음의 인생을 조심스럽게 엮어 가면 된다고 생각하면 만사가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죽기 전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욕심이라는 것으로 인하여 2중고를 겪어야 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찌하겠는가.
그 다음 단계를 풀어야 하는 것 또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몫이라 본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인생인지에 대한 정답이 없기에 우리의 어떤 삶도 귀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삶에 정답이 있었다면 그 정답의 범위로 넘어간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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