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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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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9-07 16:13 댓글 0건 조회 1,3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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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내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참을 인자를 세 번만 쓰면 살인도 면한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천국이 곧 그대 것이로다.”

인생을 살고 난 다음 체로 거르면 남는 것은 인내의 산물뿐일 것이다.

"인내심을 가져라.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라는 이야기 참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유신독재시절과 군사문화 시절에 배웠던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부분에서 세뇌교육을 받았다고 본다.

교육을 받을 당시에는 그게 세뇌인지 뭣인지 잘 알지 못했으나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 보면 그게 바로 세뇌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당시 정권들이 자신들의 부도덕한 부분을 상쇄시키기 위하여 이념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은 있는 대로 부각시키고 자기들의 치부는 있는 대로 감추던 시절이었다.

 

그런 교육의 상황 중에 은연히 인내 쪽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참고 견디면 좋은 날 온다는 논리로 당시에 백성들의 불만들을 의식적으로 잠재우게 했던 기억도 난다.

자연스럽게 교육의 현장에도 인내에 관한 케치프레이즈가 많이 나돌았던 것이다.

물론 그런 말들이 틀린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단 그것을 순수하게 교육적이나 인간의 삶에 역점을 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사용했다는 데 대하여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내만큼 인간 생활에서 필요한 덕목도 없다고 본다.

조금만 참으면 세상이 편할지 언데 그것을 못 참고 저지르다 보니 엉뚱한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급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다보면 성공보다 실패 쪽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반대로 인내가 너무 늘어져서 문제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고 본다.

판단과 행동이 너무 느려터지면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바로 이런 때가 아닐까 싶다.

장고 끝에 악수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듯이 인내가 너무 길어지면 결정적으로 해야 할 순간을 보내기 십상일 것이다.

장고의 인내도 필요할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는 너무 경솔하고 다급하게 처리하다가 미스가 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특히 인생에서 중차대한 사안에 대하여 판단하고 행동할 때일수록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작정 인내를 한다는 것도 최선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속전속결로 어떤 일을 판단하고 처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어찌하였던 우리에게 던져진 인내, 이것을 어떻게 관리하고 처리하고 활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늘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싶다.

 

인내가 마치 금과옥조처럼 여기던 시절이 어는 순간에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인내를 강조하면서 살아가다보면 한 참 뒤진 인간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구한말, 일체치하, 6.25동란을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 이후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과거에 귀중했던 덕목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 좀 빠르게 뒤켠으로 물러 선 사고방식 주 하나가 인내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인내를 한 방에 날려버린 생활철학이 빨리빨리였다고 본다.

모든 것은 빨라야 직성이 풀리는 문화가 갑자기 우리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반만년동안 농경문화에 갇혀있던 우리민족에게 새로운 문화가 유입된다.

이 빨리빨리 문화의 여파가 얼마나 세었던지 인내라는 덕목이 하루아침에 설 땅을 잃어버린 형국이 된 것이다.

오천년을 버텨오면서 우리민족의 근간 사상을 구가하였던 인내가 이렇게 무너질 줄은 그 누가 알았으리오.

하지만 우리의 내면세계에서는 지워져서는 안 될 귀중한 사고의 가치 중 하나가 인내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우리가 많은 일에서 참고 또 견디었기에 그래도 이 순간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산다면 그래도 좀 더 나은 삶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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