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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가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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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7-14 08:48 댓글 0건 조회 88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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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가지 말았으면
 

세상에서 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가 시간이 지나면 뭐가 달라지냐는 것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달라진다는 것은 현재보다 뭔가 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것에 방점이 찍힐 것이다.

과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것인가.

생각하기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이렇게 하면 될 것이다.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사로잡혀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설사 오늘만 못한 내일이 온다하여도 내일에 대한 기대감은 본능적으로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인생을 꾸려간다고 본다.

어제는 흘러간 물이요, 오늘을 마실 수 있는 물일 것이고, 내일은 마실지 못 마실지 알지도 못하는 물을 상상하는 날이라 보면 될 것이다.

험악한 오늘이 있다하여도 그것을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은 오늘 보다는 더 나은 내일이 기대되기 때문이라 본다.

그러고 보면 인간은 밥을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라 기대를 먹고 사는 동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본다.

 

물리적 시간이 가면서 달라지는 것은 분명히 있다.

대부분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이 달라지게 된다.

그것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부정적 측면이 완벽하게 우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차곡차곡 쌓이는 나이, 이마에 주름살, 흰 머리카락, 오늘 보다 더 오락가락하는 정신머리, 점점 시큰거리는 고뱅이, 침침한 시야는 내일이면 확실히 내 곁에 오게 된다.

이건 99%가 아니라 100%가 오게끔 되어 있다.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찾아오는 내일에도 희망을 걸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이상하지 아니한가.

 

그렇게 험악하게 변하는 내일에 대해서 왜 많은 사람들은 기대를 하고 살아갈까.

실제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팔팔하고 젊은 날은 오늘 바로 이 순간인 것이다.

이 순간을 지나가면 노쇠현상도 확실하게 더 진전이 되게 돼 있다.

세상에 나이를 먹으면서 젊어지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내일을 기대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내일이라는 막연한 무엇인가가 나를 기다려주는 듯 한 망상이나 착각에 빠져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내일이라 해서 오늘과 다를 바는 거의 없으리라 본다.

똑 같이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일하고 휴식취하고 저녁을 맞이하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자리로 들어가게 된다.

혹시 로토복권이라도 산 사람은 그 행운이 자기에게 오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설레게 내일을 맞이할는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내일을 기대하긴 마찬가지라 본다.

 

결국 내일이라는 세상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어떤 꿀을 발라 놓은 그 어떤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실제 맞이하는 내일에 꿀이 발려져 있냐하면 그 또한 아니라는 것쯤도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보다.

내일이라는 것은 신기루와 같은 현상에서 보면 될 것이다.

뭔가 잡힐 것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그 어떤 시간대가 바로 내일인 것이다.

 

어떤 사람은 오늘이 가는 것이 아쉬운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빨리 내일이 왔으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싫던 좋던 내일을 맞이하는 것이다.

시간이 간다고 긍정적으로 달라지는 것 보다 부정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더 많은 게 현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긍정적인 그 무엇인가를 기대하면서 내일을 맞이하게 된다.

내일이 달라지면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일이 되면 뭔가 달라지겠거니 하는 마음이 내일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인생사가 힘들어도 내일은 기다려지는 법인가보다. 본능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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