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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完璧)만 찾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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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完璧)만 찾다보면
완벽이란 무엇이겠는가.
한자의 뜻만으로 본다면 “완전히 동그랗게 갈고 닦은 옥”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 이면의 뜻은 옥구슬에 티끌만큼의 흠집도 없이 깨끗해야 한다는 엄중한 관념이 들어가 있는 단어라 생각된다.
지금처럼 보석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옥’은 보석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자연광석인 옥은 갈고 닦아야 보석의 반열에 오르는데 거기에는 아무런 결점도 없이 누가 봐도 완전하고 깨끗한 상태로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이 되자면 일단 옥에 티가 없어야 한다.
아무리 순수한 옥이라 한다 하여도 먼지 같은 티끌이 박혀 있으면 완벽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나오는 옥광석을 갈아서 만드는 옥에 티가 없게 하기 위해서는 옥 자체를 아주 조그마하게 쪼갈라서 갈면 가능할는지 모르지만 가치가 떨어지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어느 정도 큰 덩어리의 옥이라면 티가 없을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티 없는 옥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을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티 없는 옥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금만 주변을 살펴보면 우리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완벽주의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완벽주의가 인간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주범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완벽주의를 가장 심하게 볼 수 있는 곳이 학교에서 보는 시험이라 생각된다.
점수가 100점이 나와야 완벽하게 공부를 한 것처럼 인식되는 현상도 이 범주에 들어가리라 본다.
아무리 밤잠을 설치면서 공부를 한다 하여도 100점을 맞는 다는 것은 용이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 이하에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흠집이 있다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완벽주의를 일상사에는 너무나 많이 붙어 있다고 본다.
단 그것을 완벽주의라 칭하지 않았을 뿐, 누가 본다 하여도 우리는 완벽주의의 우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살면 좋겠지만 신이 아닌 이상 그 영역에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본다.
이렇게 불가능한 영역에서 가능한 영역으로 살아가자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우리가 완벽의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이에 자신들의 삶은 점점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시험에서 100점 맞을 주변머리가 안 되는 자에게 100점을 강요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으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다가오게 돼 있는 것이다.
강박관념이 강하면 강할수록 머리털은 빠지게 돼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 조금이라도 여유를 두기 위해서는 완벽주의에서 물러나는 것이 상책이라 본다.
완벽한 아버지나 엄마, 완벽한 남편이나 마누라, 완벽한 자식, 완벽한 선생이나 학생, 완벽한 선배나 후배, 완벽한 정치인, 완벽한 학자가 나의 주변을 포진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잘은 모르지만 숨이 헉헉 막힐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 주변에서는 암암리에 완벽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요는 완벽의 기준을 객관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관에 완벽의 잣대에다 가늠질 한다는 것이다.
나의 눈밖에 벗어나면 이미 완벽에서 벗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것이다.
이렇게 험악한 잣대의 굴레에서 살아가자니 얼마나 힘들고 고단하겠냐는 말씀이다.
몇 천 년을 산다면 모를 일일까 아니면 적당한 흠집도 눈감아 줄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개찬반이처럼 살아가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조금 모자라면 그것을 보충할 수 있도록 조력을 해 주는 가운데서 인간미가 더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착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삶의 종결지가 완벽으로 가면 좋겠지만 그 또한 쉬운 일은 아니라 본다.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잣대를 대고 살아간다면 그래도 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싶다.
완벽주의 그것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여유라는 것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을 완벽하게 살은 사람은 있었을는지 모르지만 완벽하게 죽었다는 사람 들어본 적 없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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