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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은 남자, 어디에다 써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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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은 남자, 어디에다 써먹나.
남자로 대접받으려면 조선시대에 태어났었어야 했는데....
이 전 시대까지만 하여도 남자로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대접을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아름답던(?) 전통과 미덕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이제는 나이 먹은 남자가 애물단지 화 되어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제 아들의 나이가 20대 후반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그 애 친할머니에게 알려드렸다.
그 할머니는 아침밥을 하기 위하여 시골집 아궁이에 불을 지피다 말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당연히 손자를 보았으니 밥이고 뭣이고 간에 달려오는 것은 이해가 되나 그 이전에 손녀를 보았을 때는 며칠이 지나고 애를 보러 왔다는 것이다.
손자와 손녀의 차이가 그 정도로 났다는 것이다.
손자 손녀를 보러 왔던 할머니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이승을 떠나셨다.
20~30년 전 만 해도 사내아이로 태어나면 조금은 대접을 받던 시절이라는 것이다.
당시에 전통이나 문화로 보았을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었으나 요즘 시대는 많이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유교사상에 젖어 있던 시대에 남아선호 사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는지 모르지만 요즘 시대는 수많은 사상들이 들어와 있음으로 견해차이가 많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남성들은 어떤 가치관과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과거처럼 태어날 때부터 관심을 받고 나이를 먹어서도 담뱃대만 물고 있으면 권위가 서던 시절은 지나갔다고 본다.
젊은 날에 남자는 써 먹을 때가 많다고 본다.
돌쇠나 마당쇠처럼 일도 열심히 할 수 있고, 힘도 여자보다 강한 관계로 거친 일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요는 그런 힘이 한당 대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힘과 맥이 풀리게 돼 있는게 순리가 아닌가.
상대적으로 여자들은 나이를 먹어도 할 일이 널렸다고 본다.
집에서 손주도 봐 줄 수 있고, 가사일도 남자보다 섬세하게 할 수 있음으로 써 먹을 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자식들도 돈 벌어 먹여주고 재워주고 가르쳐주었던 시절에는 애비에 고마움을 절실히 느꼈겠지만 나이를 먹은 상황에서는 생각이 달라질 수 도 있을 것이다.
과거처럼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는 시대는 지나가 버렸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 보따리를 싸가지고 자진해서 요양원으로 가야하는 시대에 들어온 것이다.
요양원에 가기 전 까지 삶을 어떻게 꾸려야 할 것인가도 큰 난제인 것이다.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은 남자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될 것이다.
나이 먹은 남자의 권위가 떨어진 세상에 누가 삼시세끼 밥 차려 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보면 싫던 좋던 내 밥은 내가 챙겨먹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하는 것이다.
꼭 산중에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혼밥족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런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처신하고 대처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세상에 온 것이다.
예전처럼 나이 먹은 남자에게 주어졌던 권위가 땅바닥에 떨어진 이 마당에서 어떻게 노년을 살아야 할 것인가가 큰 과제로 떠 오른 것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볼 때 마다 거기에 나오는 사람이 결코 남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나 앞으로 집에서 삼시세끼를 얻어먹고 사는 나이 먹은 사람이 있다면 이 분은 젊은 날에 세상을 잘 사셨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땅에 태어나서 나이 먹은 남자 분들이 겪어야 할 애환, 보지 않아도 거의 비디오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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