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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이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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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6-24 15:49 댓글 0건 조회 8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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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이건 아닌데......

우리네 삶에서 정답은 없다고 했다.

만약 그것이 있다면 그 길로 가면 인생항로는 간단히 끝날 일이다.

송충이의 일생은 살아있는 동안 솔잎만 열심히 먹으면 그만이다.

하루살이는 무엇을 먹는지는 잘 모르지만 하루만 넘기면 할 일은 다 한 셈이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그리 간단치도 녹녹치도 않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절대적인 삶의 가치를 정립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다.

기지개를 켜고 우선 세수부터 해야 할 것이다.

꾀죄죄한 모습으로 타인과 엎쓸려 일 하는 것은 썩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 본다.

헌데, 살아가는데 좀 꾀죄죄하면 어떻겠는가.

탤런트나 모델이 아닌 이상, 인간의 모양새가 일을 하는 주동력원은 아니지 않냐는 것이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라 본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먹던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리라 본다.

물론 먹거리를 가지고 인생을 엮어가는 사람들은 무엇을 먹느냐가 더 중요할 수는 있을 것이다.

보리밥을 먹은 사람이나 뷔페를 배터지게 먹은 사람이나 먹고 난 뒤 배부른 것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본다.

이렇게 봤을 때 먹는 것이 인생의 낙으로 치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활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일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느냐가 인간을 평가하는 가치척도가 되는 것도 맞는 말이다.

펜대를 굴리느냐 아니면 육체적 노동으로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입에 밥풀이라도 붙이가 위해서는 펜대로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누군가가 논밭에서 땀을 흘렸기에 곡물이 우리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하는 일 중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제외하고 가치를 따진다면 쉽게 결론 날 일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모두 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이 귀하다고 인정을 하면 더 좋겠지만 스스로 귀한 일을 한다고 맘을 먹으면 훨씬 더 일이 재미있을 것이다.

남들이 봤을 때 허드렛일이라 보이는 것도 그 사람이 하지 않으면 그 세계는 중구난방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안에서 청소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청소 자체가 큰 가치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소홀히 하면 집구석이 오방난전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과연 제대로 숨 쉬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답은 나오리라 본다.

 

잠에서 깨어 다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본다.

어떤 사람은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듯 한 일에 몰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매일 새로운 일과 직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람쥐 쳇 바퀴 돌리는 사람을 우리는 한 우물만 열심히 파는 전문가 집단으로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이다.

반면, 다양한 일과 접하는 사람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늘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다.

어느 쪽이 인생을 더 잘 살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를 먹다보니 과연 지금 이 순간에 이렇게 사는 것이 합당한 처사인지 자문을 하게 된다.

이렇게 살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나 싶기도 할 것이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 생각일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뾰족한 삶을 구가할 능력이나 쥐변머리도 없다고 보면 더더욱 자신의 인생이 불만스러워질 수 도 있을 것이다.

 

젊은 날에 공부하고 군대갔다오고 직장구하고 연애하고 결혼해서 애 키울 때에는 자신의 주변을 돌아볼 여지가 없었다고 본다.

거기다가 집안에 부모, 처부모를 모시고 각종 관혼상제 등을 관장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을 돌아볼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루하루를 지지고 볶는데 투자해도 시간과 열정이 부족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렇게 콩 볶듯 이어지는 삶도 어느 순간인가 하나 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나의 주변을 잠시도 놔두지 않았던 일들이 어느 순간인가 하나 둘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시간적 여유도 좀 생기고, 새벽잠도 좀 줄어 들어가면 지난날의 인생에서 무엇이 잘 못 된 것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그 때 그렇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했더라면을 뇌까리기 시작할 시점이라면 나이를 어느 정도 먹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철들자 노망이라고, 일을 좀 해 볼만 하면 정신과 육체가 가물가물 해 진다는 것이다.

뭔가 하고 싶어도 힘도 빠지고 정신도 빠지는 나이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왜 젊은 날에 이렇게 좋은 생각을 못하고 살았는지 회환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디 가서 하소연 할 때도 없는 것이다.

신세타령도 들어줄 놈이 있었을 때 신이 나는 것이지 혼자 뇌까려 봐야 공허한 메아리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게 아닌데....”를 연발 머릿속으로 생각하며서도 하는 행동은 이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보다 더 재미있고 가치있고 보람있는 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보통사람의 일상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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