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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89 – 꼰대학 개론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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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21-06-14 17:19 댓글 2건 조회 9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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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족 단톡방에 아들들이 보도록 문자 한줄을 올렸다

가상화폐는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은 비제도권 금융으로 투기성이 농후하니 부화뇌동하여 적은 금액이라도 섣부르게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한 세대를 건너뛴 간극과 보수적 논리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대충 이런 답변이 왔다.

어차피 가상화폐는 곧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들어 올 것입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실험삼아 조금은 직접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로서 당연한 염려이고 권고라고 생각했는데 명색이 경제학자인 애비의 현실적 예측과 권위(?)에 대한 예상치 못한 반격에 흠칫 할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생각해보니 30여 년이라는 한 세대 차이를 가진 아들의 이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고 나는 결국 하지 말아야 할 꼰대짓을 한 상황에 처해 버렸다. 

새로운 세대의 세상을 보는 눈과 기성세대와 다른 그들의 의식구조를 간과해 버린 아~ 이 슬픈 꼰대의 현주소라니... 긍정하면서도 무너지듯 상실감이 몰려오는가 싶었는데, 어쩌면 무작정 하고 나이든 부모세대를 꼰대로 비하하며 성장했던 세대는 지금 꼰대가 되어 그 되갚음을 받는지도 모른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서면 안 될 일이었다. 이참에 꼰대의 정체성과 의미를 한번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살아가는 내내 세대 간의 갈등에서 수세에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한 꼰대라는 달갑지 않은 별호를 달고 살아가고 싶지 않은 까닭이기도 했다. 

도대체 꼰대란 무엇이며 누구인가? 그리고 이 시대에 꼰대들은 현실과 미래를 어떻게 유지하고 돌파하며 살아야 하는가? 또 한 기성세대와 의식구조가 완연히 다른 신인류인 세대들과 어떻게 무리 없이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가 하는 등 말이다. (계속)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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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연2님의 댓글

김석연2 작성일

꼰대짓을 안하기로 작정한 한 사람입니다.
과거 살아온 과정을 설파하면 귓등으로 듣는데 굳이 마음 언짢게 하면서 까지 내 얘기로 일관할수는 없더라고요
그 대신 사회생활 하면서 겪은 일화를 내 얘기가 아닌 이야기형식으로 서로 주고 받고 있습니다
어느땐가는 아버지의 노심초사를 읽을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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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누구나 그렇습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했지만 은연중 툭 튀어나오는것이 꼰대짓이더군요. 
이야기 형식이면 좋지요.
모두 어느새 꼰대가 되어가지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