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悔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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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4-15 08:18 댓글 0건 조회 8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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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悔恨



아주 예전에는 이웃집 소식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

이웃집에 친척이 와도 누군지 궁금했던 시절도 있었다.

까치도 낯선 사람이 자기네 동네에오면 울어 대던 시절도 있었다.
해서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 온다고들 했었다.

결국, 자신의 가까운 주변이 곧 자신의 삶에 터전이 되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럴까.

까치가 낯선 사람이 자기 영역에 들어온다고 울어댈 것인가.

이제는 그런 시절 다 지나갔다고 본다.

하도 낮선 사람이 많이 들락거리는 세상이 되고 보니 까치의 세계에서도 혼란이 왔으리라 본다.

우리 인간사는 어떤가.

멀리 있는 인 친척과의 관계가 중요한가, 아니면 옆에서 밥자리를 같이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중요한가.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문부터 열어봤다.

오늘에 날씨를 알자면 창호지를 바른 문부터 열어 봐야지 추측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진 세상에 던져졌다.

창밖만 바라봐도 주변의 세상이 다 보이는 시대에 온 것이다.

아니 창밖을 볼 필요조차 없어진 시대에 온 것이다.

머리맡에 있는 스마트폰을 더듬거려 잡아서 열어 보면 실시간으로 날씨에다 온도, 바람, 미세먼지, 주간예보 등 없는 것이 없이 죄다 뜬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이불속에서 속속들이 다 알 수 있는 세상이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손금 보듯 알 수 있는 세상에 온 것이다.

학생은 공부의 세계를,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기 사업의 세계를, 영업을 하는 사람은 그 세계를 손안에서 다 훑어볼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전문가도 이제는 대접받기가 어려운 세상에 왔다.

손바닥 안에 훌륭한 전문가가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묵은 정보가 아닌 생생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우리 곁에 항상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의 정보는 낡아빠진 소식에 불과하게 된 것이다.

 

일분일초가 늦어지면 아주 뒤처지는 세상에 온 것이다.

분초를 따져가면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해도 늦었다고 아우성을 치는 상황이다.

이보다 더 빠르고 신속하게 일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인간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다.

마음은 바쁘고 몸은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그 괴리감만큼 열받고 짜증이 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

 

 

자고 일어나면 상상도 못 하는 새 세상이 사정없이 열리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세상은 이미 열려있고 그 자체가 구닥다리가 되어 버린 것을 알고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 어, 어 하다 보면 시간은 이미 저만치 가 버렸다.

허무한게 시간과 세월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는 세상에 온 것이다.

 

요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살아야 제대로 사는 것인가에 대해서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세상에 온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이 과연 현재와 미래에 어떤 가치를 심어 줄 것인가를 생각하면 헛일을 하는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고 본다.

낫살이나 먹고 뒤돌아본 자신의 과거에 대하여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는지도 의문시된다.

차곡차곡 쌓인 나이가 자신의 자산이라면 모를까,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을 달래줄 그 무엇도 없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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