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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길 위에서 길을 묻다 184 - 『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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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21-03-29 12:39 댓글 2건 조회 1,05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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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장하도록 눈부신 봄날

콩가루 버무린 냉잇국 한 그릇

게눈감추듯 뚝딱 해 치우고

몽유병 환자처럼 나선

봄길
 

 

조팝나무 가지마다

후다다닥 후다다닥 팝콘이 튀는가 싶더니
 
개똥밭에는 노란 별들이 내려앉고 

 

청보리밭 사이길 따라

훠이 훠이 걷는 나그네여

유채꽃 향기에 취한 봄날에는

걸음 서두르지 마오 
 

봄길은 바람결 따라

느릿 느릿

함께 봄날이 되어 걷는 것이라오 
 

걷다가 걷다가

봄강에 달 뜨고

문득

그대 그리워지면 

그제사
 

가던 길 거슬러

푸른 달빛에 흠뻑 젖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라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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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청보리밭, 유채길.....
그 옛날 "유채"를 촌에서는 " 월동추"라고 했지요.
춥고 배고프던 시절 내 주린배를 채워줬던 "월동추"
엄마가 계셨다면 저 "월동추 김치인지 월동추 냉국인지" 기억에 없으나
해 달라고 했을 텐데......그래서 감자밥에 고추장 넣고 쓱쓱 비벼먹어 봤으면......
에이포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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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월동추.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이요.
아무튼 그 꽃길 따라 어머님을 회상하며 한시 한편 써 보기요.
대수롭지 않은 글에 고맙다니 더 고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