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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30에 눈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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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반에 눈이 떨어졌다.
지난 설 때 아이들이 집으로 왔다.
느지막이 얻은 직장생활을 하는라 집에 올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명절이라는 구실 하에 집에서 며칠 머물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하여 더더욱 왕래가 어렵던 차에 집에 온 아이들이라 더 반갑기도 하였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도 아침이면 노상 깨웠다.
어떤 때엔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안 깨어나서 애가 났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늦게 자는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늦게 일어나는 것은 여전하였다.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인 것이다.
명절을 맞이하여 모처럼 가족과 함께 아침이라도 먹을라치면 애들 깨우느라 한 바탕 북새통을 떨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가 늘 주서 들었던 이야기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더 먹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무색해 진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늦게 일어난다는 것은 그 이면에 빨리 일어나봐야 별 볼일 없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렸을 수 도 있다.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 집에 북적거리고 살았을 때에는 제 시간에 일어나지 않으면 보리밥도 얻어먹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김으로서 자연스럽게 기상시간이 빨랐다고 본다.
특히 농경시대에는 늦게 일어나면 높은 온도와 강한 햇볕으로 일하기 불편함으로 빨리 일어나지 않으면 손해였던 시절도 있었다.
세월이 변하면서 아침형으로 살아가는 것에 별 매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이 발생되는 것이다.
일단 배에 기름기가 차 있음으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하여 일찍 일어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과거처럼 해 떨어지면 아무 일도 못하는 세상이 아니라 해 떨어진 다음부터 업무가 아닌 자신의 자유스러운 생활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는 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들을 보노라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접근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이를 먹은 사람들은 어떤가.
물론 과거부터 습관적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찍 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인체의 신진대사가 신통치 않아서 굳이 잠을 많이 자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잠을 자게 하는 호르몬이 부족하여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서 잠이 안 온다는 이야기를 젊은 날에 많이 들었다.
그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정도로 흘려버렸는데 막상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나니 결국 내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실제로 잠이 안 오는 게 현실화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반문도 할 것이다.
“잠이 안 오면 TV라도 보든가 책을 읽던가 하면 될게 아니냐?”라고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것을 하자면 눈이 좋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참 TV를 들여다보면 눈이 더 침침해지고 책을 보면 머리가 깨어지는 듯 하다는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못하면서 시간만 보내야 하니까 답답하고 애가 난다는 것이다.
어디 가서 하소연 할 때도 없으니 더더욱 힘들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오늘 아침엔 새벽 4시 반에 눈이 떨어졌다.
엄청 김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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