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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배돈 없는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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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2-14 15:23 댓글 0건 조회 8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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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뱃돈 없는 설


설날을 더 설 답게 만드는 세부적인 일들이 무엇일까
.

떡국이나 만둣국 먹기

섣달 그믐날 잠 안자기

제기차기

연날리기

성묘하기

차례지내기

색동옷 등 설빔 얻어 입기

세배하기

집안 어른 찾아뵙기

1년 신수보기

새해 소원 빌기

정화수 갈아주기

 

설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축제나 마찬가지라 본다.

특히 농경문화를 일구었던 우리에게는 각별히 다가오는 명절이라 본다.

설을 기점으로 한 해가 시작됨으로 나이도 한 살 더 먹게 되면서 인간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은 다양하다고 본다.

이런 다양함이 응축된 날이 바로 음력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영감님은 영감님대로 추억과 애환이 겹치는 날이라 보면 될 것이다.

어쩌면 비빔밥 같은 맛이 나는 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양함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설날의 풍속도도 많이 변하고 있다.

과거처럼 자급자족이 주가 되던 때에는 설을 준비하기 위해서 기본이 되는 음식은 집에서 직접 만들었었다.

닭이나 돼지도 잡고, 엿도 고아야 되고, 나물도 뜯어다 말려야 하고, 두부도 손수 만들어야 하며, 떡도 집에서 직접 만들었고 만두도 직접 빚었다.

이들 작업은 죄다 여인들의 몫이었던 관계로 명절 한 번 쇠고 나면 골병이 드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고 본다.

 

그러던 것이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죄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다가 끓여만 주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예전처럼 지지고 볶던 시절이 아니라 공장에서 지지고 볶은 것을 사다가 데워서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설거지가 나오고 쓰레기가 나오면서 여인들을 여전히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음력설이 올해에는 경천동지가 될 정도로 바뀌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인하여 설 차례, 성묘, 세배 등 모든 명절 풍속들이 새롭게 재정비되었다고 본다.

정비가 아니라 코로나시대에 맞는 방향으로 잠시 전환이 되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획기적인 국면전환을 통하여 세시풍속도의 축도 흔들리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내년에 코로나가 걷힌다 하더라도 올해에 달라진 풍속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결국 설 문화가 코로나로 인하여 바꿔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설 문화에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역시 세뱃돈일 것이다.

어떤 서양학자가 한국의 세뱃돈을 가지고 어린 시절부터 경제관념을 심어 주는 좋은 교육적 문화라 칭송을 한 사례를 보았다.

실제로 아이들이 돈 맛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바로 설이 아니었던가.

세뱃돈도 주식으로 준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물론 우리가 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돈을 떠나서 살 수 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자연스럽게 경제교육이 될 수 있는 세뱃돈의 효용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필자의 경우 올해에는 세뱃돈을 받지도 주지도 않았다.

물론 받을 나이는 아니지만 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줄 놈이 없었다는 것이다.

조카들이 있긴 있지만 큰집으로 오지도 못했을 뿐더러 온다 해도 사회생활을 하기에 세뱃돈을 줄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갑이 굳어서 좋긴 좋은데 그 이면에는 설날의 가장 큰 추억을 만들어 줄 대상이 없다는데 대해서 허전함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이번 설은 설날의 맛을 제대로 맛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설 마무리가 되는 것 같다.

내년에는 어떤 설 모습과 풍습이 우리에게 다가올지 조금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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