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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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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2-12 11:03 댓글 0건 조회 8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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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의 추억



새해 새 아침이 또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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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은 싫던 좋던 1년에 두 번의 새해를 맞이하는 셈이다.

한번은 바닷가에서 일출을 보면서 맞이하고 또 한 번은 집에서 떡국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나쁘게 되면 이중과세이고 좋게 보면 새로운 시작을 두 번씩이나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한 번이 좋으냐 아니면 두 번이 좋으냐에 대해서 예전에는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특히 이중과세를 가지고 논란이 많았던 시대도 있었다.

낭비 요소가 많았다는 게 그 논란에 중심이었다.

 

그 전에는 설 자체를 양력으로만 밀었던 시절도 있었다.

몇 천 년 동안 내려왔던 고유의 문화를 한 방에 돌릴 수 있다는 아집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만들었었다.

결국 양력설을 근간으로 하고자 했던 세력은 뒷켠으로 물러나 버렸다.

문화의 물줄기를 다른 방향으로 튼다는 게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 본다.

물론 당시에 상황으로 봤을 때 그런 방식이 최선이었기에 그럴 수 도 있었으리라 생각은 든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는 일본 놈들의 입맛에 맞게끔 설이 세팅되어 있었을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양력으로 설을 쇠게 했을 뿐 더러 일본 스타일로 설을 쇠게끔 강압적으로 밀어 붙였으리라 본다.

총칼 앞에서 장사 없었는지라 할 수 없이 그들의 취향에 맞는 설을 쇨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구한 말 이전에 조선시대에는 음력으로 설을 쇠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친족위주, 집안위주, 장자위주를 중심으로 설 명절을 지내지 않았을까 싶다.

조상을 받들고 어른 모시는 것을 기본으로 설 명절이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된다.

농경문화에서 설과 추석만큼 중요한 것도 없었기에 삶 자체에 근간을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던 것이 시대와 사회가 변함에 따라 설도 거기에 맞추어서 진화를 하게 된다.

코로나시대의 설은 그야말로 핵분열의 최 정점까지 온 느낌이다.

설 하면 가족, 친지들이 모여서 북적이는 것이 제 맛인데 그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하는 첫 설인 것이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설은 관행대로 치러졌다.

그러던 것이 만 1년 만에 상전벽해가 되다시피 변한 설을 맞이하게 된다.

가족도 마음대로 모이지 못할 정도로 통제된 가운데서 설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상상도 못하는 세계가 현실화 된 것이 바로 올 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래도 설은 설인 것이다.

설 차례를 지내는 사람은 여전히 장을 보아서 설 상을 차리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리라 본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를 일구어 가면서 설을 맞이할 것이다.

어느 것이 최선의 설이라 칭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올 설은 외부 환경에 대한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그야말로 경험해 보지 못한 설로 점철이 되고 있다.

올해의 설 패턴으로 인하여 앞으로의 설 문화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떻게 달라질지는 내년에 가 봐야 알겠지만 뭔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싫던 좋던 우리는 그 시대상을 벗어나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변화의 물결을 리드하면 좋겠지만 그 것을 따라가지 못하면 뒤쳐지는 듯 한 느낌도 받으리라 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세시풍속도 많이 변하는 것 같다.

색동저고리도 점점 퇴색되는 느낌이다.

설음식도 마찬가지, 설과 관련된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축으로 옮아감을 확연히 느끼는 설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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