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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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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1-26 14:40 댓글 0건 조회 8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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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
.



교직에 있다 보니 배움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

그 중에서 좀 딱하게 다가오는 것 중에 하나가 연세가 든 분들이 초등학교에 다시 다니게 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배움에 대한 열망이 사무쳐 늦게나마 교실 문을 두드린다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은 편이라 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이야기는 있지만 환갑 줄이 넘어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그 뜻과 정성은 대단하지만 풀어야 할 난제도 있는 법이다.

배움에 대한 열망을 다 수용해 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분들이 가지고 있는 배움의 한을 어떻게 풀어 주어야 할 것인가도 교육당국이 고민해야 될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분들은 초등학교 졸업장이나 따기 위한 방편으로 학교 문을 두들기는 것은 아니라 본다.

최소한 국문해득 정도는 되어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을 덜고자 하는 욕망도 있으리라 본다.

좀 더 나아가 글도 마음대로 쓰고 숫자의 개념도 확실하게 정립하는 것도 원하리라 본다.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뜻대로 다 된다면 이 또한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은 것 같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다니는 사례도 있긴 있다.

요는 그런 분들이 원만하게 초등학교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사례도 간간히 들려오곤 한다.

그 분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건강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면 어린 아이들보다 아픈데 가 더 많으리라 본다.

아픈 가운데서 학교에 갈 수 없음으로 자연스럽게 질병결석이 많아지고 그로 인하여 진급을 하기 위한 출석일수가 미달되는 경우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출석일수의 삼분에 일에 미달되면 법적으로 유급이 되게끔 되어 있다.

아픔으로 인해 결석이 유발되고 그럼으로써 진급이 안 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발생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애로사항은 어린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받긴 받는데 진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1~2 학년 때에는 그런대로 쫒아갈 수 있으나 그 다음부터 공부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수업자체를 받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나이는 먹었고 총기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 보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엔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명색이 공부를 하기 위하여 어렵게 학교 문에 발을 들여다 놓았는데 진도를 따라 가지 못함으로서 생기는 괴리감을 풀어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들이 학교에 가지고 있던 동경심은 타에 추종을 불허하리라 본다.

배우지 못한 한을 풀어줄 수 있는 기회가 좀 늦긴 하였지만 제도권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는데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고들 한다.

특히 초등학교 생활에서 담임과의 관계, 손자뻘 되는 아이들과의 관계, 주변 사람들의 시선 등을 정리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용이한 일은 아니라 본다.

유유상종의 관계가 아닌 특별한 사이에서 버텨야 하는 고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 본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배움에 대한 열망 하나로 버티고 또 버티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삶의 희열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도 나이를 먹어서 성취를 하게 되었음으로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세계도 맛보리라 본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르듯이, 늦게 들어온 학교생활 하루하루가 새록새록 할지도 모른다.

공자가 이야기 했듯이 사람이 배우고 익히는 것 자체가 곧 행복이자 희열이 아니겠는가.”라는 이야기가 실감나지 않으리라 본다.

하지만 그런 기쁨이나 희열을 느끼기까지의 과정에는 많은 고충이 따르는 것 만큼은 어쩔 수 없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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