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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문화예술

길 위에서 길을 묻다 179 - 『관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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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20-12-24 12:07 댓글 0건 조회 9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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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용문사의 은행나무무늬 범종>

동물
(動物·animal)은 자의로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생물체를 말한다동물은  또한 이미 존재하는 동식물에 의존하여 사는 기생체(寄生體)라고도 할 수 있다. 서로 필요에 의해 이타적이든 배타적이든 기생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문명인들은 기생이라는 부정적 표현대신 관계(關係)’라고 말해왔을 뿐이다. 그리고 그 관계는 서로 교감을 함으로서 인류를 번성시키고 사회를 확장시켜왔다. 관계를 통해 연을 맺고 서로 어깨를 내줌으로서 비로소 아름다운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곧 해소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자의반타의반 격리된 생활을 한지 어느 사이 10개월이 다 되어간다. 사회적 동물인 인류가 전 지구적으로 이처럼 오랜 기간 이동이 제한을 받고 관계가 단절되다시피 살아온 일도 없었던 듯하다. 만남의 설레임도 기분 좋은 긴장감도 사라진 사회,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는 일은 참으로 고통스럽다. 우리가 무심코 일상으로만 생각했던 관계가 더 소중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그러나 관계가 늘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인간은 서로에 대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늘 오해와 갈등을 겪게 된다. 균열이 생기는 것이다. 균열을 만드는 이가 있고 균열을 부추기는 이가 있으며 균열을 메우는 이가 있다. 그 균열을 치유하며 더불어 상생하는 일 역시 인간의 몫이다. 사과할 줄 알고 용서할 줄 알고 믿어주고 그래서 얻어지는 합에 감사한다면 삶은 더 아름답고 풍요로울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늘 고통과 슬픔이 있어.

하지만 우리가 좀 더 현명해 질 수 있다면,

그래서 서로의 부족함을 수긍하고 서로를 도울 수 있다면

더 좋은 내일이 올 거야.

우린 누구나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하니까  

“Lean on Me(나에게 기대)” 의 노랫말처럼 인간은 홀로 있을 때 보다 서로 관계를 맺고 믿고 의지할 때 가장 아름답다  

또 한해가 저문다. 인간사가 어찌 평탄하기만 할까 만은 올 한해는 피난살이의 반쪽짜리 삶이었다. 내년에는 올해 몫까지 온몸으로 그대를 만나고 싶다  

()은 당목(撞木)과 만나야 비로소 제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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