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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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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세월이라 함은 시간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세월과 관련된 표현 중에서 왜 ‘가는 세월’만 강조를 하는지 이해를 잘 하기 힘들다.
‘가는 세월’이 있으면 ‘오는 세월’도 있어야 함이 옳지 않은가 하는 말씀이다.
같은 세월이지만 한국 사람들의 표현이나 사고방식에서는 ‘가는 세월’에 훨씬 더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한 해를 뒤집고 맞이할 때마다 몇 가지의 타령이 우리를 기다린다.
신세타령, 세월타령, 남탓타령 등으로 자기방어 및 합리화를 위하여 무던이도 애를 쓴다.
가급적 자신의 인생에서 덜어 내고 싶은 영역을 콕 집어 타령으로 엮어 낸다는 것이다.
남들은 다 잘 되는데 왜 내 인생만 꽈배기 꼬이듯 잘 안 풀릴 것인가에 대한 한탄조가 이런 타령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 백 명을 붙들고 물어 보아도 자신의 인생이 술술 잘 풀린다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으리라 본다.
시간은 총알처럼 흘러가는데 그 사이에 이루어진 업은 너무 초라하다는 것이다.
기대화 현실사이에 갭이 크면 클수록 인생불만은 커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더 벌어진다면 결국은 체념이다 단념의 단계로 넘어 가리라 본다.
이 또한 세월이 만들어낸 작품이 아닐는지.
‘가는 세월’ 속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일들 중에 알게 모르게 후회와 한탄이란 알갱이가 남을 수 있다고 본다.
아무리 정제된 삶을 살았다하여도 그 삶의 찌꺼기에는 뭔가 맘에 안드는 것이 남을 수 밖에 없으리라 본다.
‘가는 세월 ’ 이면에는 ‘보낸 세월’이 또 발생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본다.
보내는 과정이 어떻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나타날 것이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 하는 일들이 가장 귀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면 현실에 벽을 넘지 못하고 할 수 없이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숨을 쉬면서 움직이고 있는 이 순간순간들을 잘게 쪼개보면 결론은 시간 보내기인 것이다.
보낸 시간 끝에 남는 것은 결과인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남았냐가 바로 시간을 어떻게 썼냐와 상통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놔두어도 가고 가두어 놓아도 가는 것은 시간과 세월인 것이다.
이렇게 요상한 현상을 어떻게 내 위주로 끌어들여 잘 관리할 것인가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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