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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점 1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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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9-08-27 08:43 댓글 0건 조회 6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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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점 15


젊은 날에는 힘이 넘치다 보니 모든 일에서 객 없이 오버하는 행동이 많았다고 본다.

늘 그렇게 젊음의 혈기가 넘치는 생활이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어느 시점에선가 그 젊음이 늙음으로 변함을 서서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일과 봉착하게 되는 과정에서 젊음과 늙음으로 인하여 예기치 못하게 미스매치가 되는 일들도 비일비재하게 발생될 것이다.

그런 일 중에 대표적 사례가 운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과속,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전방주시태만, 음주운전, 안전띠 미착용, 난폭운전 등 운전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불법성에 대한 대처도 젊음과 늙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젊은 날에는 혈기왕성한 기력으로 차 운전도 좀 와일드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각종 범칙금 등으로 준조세를 내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본다.

 

수없이 많은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물리적 나이라는 것을 먹게 되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운전방법은 좀 조신해졌다 싶은 것 까지는 좋았었는데 그 이면에 엉뚱한 고민거리가 꿰차고 들어왔다.

 

어느 날 어느 시점에 T자형 도로에서 우회전 빠져나와 차를 몰고 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빵~~~~하는 크락션 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놈이 건방지게 빵빵거리는 가를 살펴보기 위하여 뒤를 돌아보기 바쁘게 옆으로 차 한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왜 그 친구가 빵빵댔을까를 생각해 보니 그 원인제공은 바로 내가 했다는 인식이 팍 들어간다.

적어도 우회전을 하기 위해서는 직진도로에서 달려오는 차 속도를 보고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빵빵거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을 당하는 자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회전 진입을 위해서는 메인도로에 뒤에서 오는 차를 살펴봐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안되었다는 것이다.

전방주시 태만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겠지만 후방을 살피는 것 또한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 본다.

요는 후방을 봐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안되는데서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다.

 

후방이 제대로 안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감각이 떨어졌다는 증좌라고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는 것이다.

젊은 날에는 의도적으로 뒤를 돌아다보지 않아도 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감이 오는데 나이를 먹으니 의도적으로 뒤를 돌아다 봐도 돌아서면 옆에 차가 와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원초적 감각이 무디어졌다는 것이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는 운전자의 대부분은 연세가 많은 사람들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라 해서 달리고 싶은 욕망이 어찌 없겠는가만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전에 볼 일이 있어서 춘천으로 가는 길이었다.

뭣이 그리 바빴던지 마음은 이미 춘천에 가 있고 몸은 도로상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다보니 운전도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가는 과정에서 U턴을 해야 하는 지점이 나왔다.

내 차 바로 앞에 차 한 대가 잘 달리더니 U턴 지점에서 살짝 서는 게 아닌가?

그런데 점선으로 잘라놓은 지점을 지나서 서는 바람에 나는 그 점선을 넘어 자연스럽게 U턴을 했다.

헌데 난데없이 경찰차가 불을 반짝반짝 켜면서 뒤따라오는 게 아닌가?

그것도 바로 뒤에서 따라오는데 영락없이 내 차를 타깃으로 따라옴을 직시할 수 있었다.

마침 앞에 공터가 있기에 차를 세웠더니 아니나 다를까 경찰이 오더니 하는 말이 신호위반이라는 것이다.

 

아차, 싶어서 어찌된 영문이냐고 물었더니 U턴 지점에서 푸른 신호 때 U턴이 되어야 하는데 붉은 신호에서 했다는 것이다.

결국, 감각이 무뎌지면서 U턴 지점에서 신호, 앞뒤의 차량, 경찰의 유무(?)까지도 보았어야 했는데 그게 제대로 안됐다는 것이다.

운전이야 말로 인체의 감각을 총 동원해서 이루어지는 일인 만큼 어느 하나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되면 딱지 띠키는 것은 물론 사고로 유발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벌점 15점에 범칙금 6만 원짜리 딱지를 띠켰다.

벌점과 범칙금이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운전감각이 이렇게 망가졌나를 생각하니 허망하기 그지없었다.

별로 아름답지 못한 경험인 관계로 범칙금은 당일 날 저녁에 교통경찰이 발행한 납입고지서의 가상계좌로 군소리 없이 입금을 시켰다.

남겨진 벌점은 후일 또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져 차곡차곡 쌓였을 때 교육을 받으러갈 귀중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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