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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155 - “코로나(Corona)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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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가던 시절,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마을에 택시가 한 대 들어왔다. 이웃 마을에 결혼식이 있었는데 신랑이 집안의 세를 과시라도 할 듯 가마 대신 타고오라고 읍(강릉)에서 택시를 대절하여 신부집에 보낸 것이다.
잔칫날, 신부가 가마대신 택시를 타고 간다는 소문에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택시가 마을에 들어서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눈이 휘둥그래져서 우루루 몰려가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보며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살피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지금도 택시기사의 과장되게 우쭐거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한데 그때 택시가 바로 ‘코로나’였다.
코로나(Corona)는 태양의 테두리, 혹은 눈부신 빛을 지닌 왕관을 말한다. 같은 스펠링을 쓰고 같은 의미를 지닌 그 코로나가 이번에는 변종바이러스로 재앙을 몰고 오는 바람에 사회는 온통 공포와 불안에 휩싸여있다.
에어로졸로도 확산이 된다하니 자신을 포함해 보균 여부는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자발적 방콕을 선택한 지 열흘 가까이 된다. 이제나 저제나 수그러들 때를 기다리고 있던 참에 사태는 기어코 사회적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이제는 잠시 외출하기조차도 두려워 진다.
모임도 뒤로 미루고, 영화관도, 단골 카페는 물론 즐겨 찾던 대중목욕탕도 못가 집에서 대충 샤워를 하며 동선을 최소화 하는 가운데, 그나마 안심하고 갈 수 있는 곳이 가까운 등산로인데 평소 한산하던 그곳도 생각이 같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이처럼 실감날까 싶도록 코로나19는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속수무책 떨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잘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항바이러스 식품(양파, 마늘, 녹차, 두부, 생강, 갓 등)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서로 배려하면서 이 위기를 잘 이겨내야 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격리되어 고생하는 마당에 코로나사태를 희화화해서도 안되겠지만, 돌아보면 연지곤지 찍은 수줍기만 한 새신부가 진달래 복사꽃 환하게 피어있는 길을 따라 꽃가마 타고 시집을 가고, 과방에 단자를 적어내어 떡과 과줄을 받아먹던 그 시절이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연식(年式)이 꽤 된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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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코로나19 오늘 확진자 100명/204명,
기하급수적 증가, 확산 세입니다.
소낙비는 피해 가라고 했지요.
잘 대처해 갑시다.^*^
친구가 운영하는 폐차장에 가보면
반드시 연식(年式) 순으로 페차하는 건
아닙디다. ㅎ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아이쿠! 대선배님 앞에서 제가 망발을...
종이 종인지라 아직 연식 괜찮습니다. ㅎㅎ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특정 종교를 비하하는 표현이 있어 내용을 수정을 하였습니다.
당사자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김윤기님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감염자 없는 유일한 곳이 강원도이더군요
하지만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은 타도민과 다를바 없을듯 합니다.
하늘보고 물 한 모금
땅보고 물 한 모금
어항 속의 붕어 같은 민초들 ----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기여코 청정 강원도도 뚫렸습니다.
멘붕입니다.
말씀대로 당분간 어항속 붕어처럼 살아가게 생겼습니다.
해오락님의 댓글
해오락 작성일
20날 저녁 재경 43회 동창모임에 마스크 쓰고 다녀 왔습니다. 그렇게 북적이든 식당이 한산 했죠
월래 베트남 다낭에서 정기총회를 개최 할려고 예약 했지만 거기 가는 것을 취소하고 양재동에서 모였지요
모두들 오래갓 만에 상면하여 무척 반가웠습니다. 케티엑스 차안과 지하철 안에는 모두 마스크 를 썼어요
강원도 코로나 청정이라고 자부 했더니 오늘 아침 뉴스에 확증자가 나왔더군요 ? 모두 무탈 합시다.
에이포님의 댓글
에이포 작성일
해오락님이 사는 마을은 그나마 도내에서도 매우 청정지역이라 이럴때는 부럽기 그지없지요.
하지만 모두가 서로 조심하며 옛 어른들 말처럼 조신~~~하게 보낼 시기인것 같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