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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에 돌아 왔지만 여전히 고향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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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에 돌아 왔지만 여전히 고향이 그립다.
경자년 새해 설(雪)을 하루지난 첫 일요일에 큰 너그니재 복지시설인 벧엘 요양원을 찾았다. 하늘공원 맞은편 에움길을 지나 월루재 끝자락에 잘 정리된 관상수와 시설이 눈앞에 펼처 졌다. 어머니를 뵈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어머님은 작고하신지 오래 되었지만 어머니는 늘 마음의 고향이다.
작가 헨리 나누원은 하바드 대학교 교수직을 그만 두고, 카나다 ‘나르쉬’ 정신지체 장애자시설 공동체를 찾아 갈 때, 그의 마음은 한층 더 고향(故鄕)에 가까이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근원적 본향은 하늘나라 하지만, 사람의 하늘아래 고향은 태버리고 부모님이 사셨던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
요즘 아이들은 고향을 잃은 사람들이다. 고향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그 근원적 뿌리곧 정체성을 상실 한 물위에 떠다니는 부평초 (浮評草) 같은 사람들이 아닌가?
오늘 내가 이 시설을 찾은 것은 고향의 향취를 느끼고 어머니를 회상하고 옛날 고향 사람들을 만나 정담을 나누기 위해서다. 또 학교 후배에게 고교 90년사 역사책도 전하고 원장님인 그 부인에게 문학책도 건네주려고 하는 목적이 있는 방문이다.
공동체 입원된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하모니카 연주도 하고 점심도 함께 먹고 손을 마주 잡고 돌아 왔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허전한 벌판이다. 지금이 내면 감정 은 무엇일까?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은 내면 감정도 앞뒤가 뒤 바뀔일 수 있고 유통기간이 있다고 했다. 아마 구정 연휴의 야릇한 내면 감정이 복합적으로 얼킨 것 같다. 노인들의 깊은 심연(深淵)의 마음속 깊이 들어 가지 못한 것이 원인 이 아닌가 생각 된다.
내가 다른 사람과 주변 환경에서 안식과 고향을 발견하지 못하면, 내안에서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내 안에는 내 주변에서 존재하고 있는 이웃 사람들이 조금도 들어 올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공간, 그분이 내안 거하시는 고유한 공간이 있고 그 공간 안에서 나는 참으로 고향처럼 편안하고 행복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이다. 왜냐하면 신비로 가득찬 조물주가 몸소 내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내가 주변 사람들, 산천초목, 환경속에서 고향을 느끼지 못한 것을 불평 할 것이 아니고, 이것을 계기로 그분 안으로 깊이 성장해서 들어가야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 영혼이 먼저 안식을 얻어야 초막이나 궁궐이나 고향이나 타향이나 그 어디나가 하늘나라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은 그분이 계신 곳이 인간의 근원적 고향(故鄕)이기 때문이다.
명절에 고향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부모님이 계신 곳 또 어릴 때 뛰놀던 옛 추억을 찾아 그 동산, 초등학교, 그 정든 강가, 산울로 나가서, 옛 친구들을 만나보지만,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옛 향취를 느끼기에는 좀 부족하다. 왜? 그렇까 그것은 내 내면의 충만(充滿)함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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