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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받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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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2-28 11:34 댓글 0건 조회 9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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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덤으로 받은 하루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1년이다.

365일로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기에 자투리를 모았다가 4년에 한 번씩 정산을 하는데 이 정산해가 바로 윤년이다.

이 윤년이 들은 해의 2월을 윤달로 둔 것이다.

'()'은 한자로 잉여, 쓰고 남은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하루를 덤으로 더 받는 해이자 날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살아가는데 하루가 뭐 그리 중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사가 획기적으로 변하는 것은 하루 밤 사이에 일어날 수 도 있는 문제이다.

게다가 하루살이는 하루가 일생이라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귀중한 시간인 것이다.

덤으로 받는 하루가 아니라 귀중한 선물로 받는 하루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왕 받는 하루 의미와 가치를 듬뿍 가지고 맞이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윤년과 윤달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나누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몇 천 년을 살아오면서 어떤 타임에 어떤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경험하고 고민한 산물이라 보면 될 것이다.

조상들이 남겨준 유형의 유산이 아니라 무형의 유산 중에 하나인지도 모른다.

 

먼저 윤달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중에서 근간이 되는 몇 가지 변수가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귀신이다.

윤년과 귀신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냥 덤으로 생기는 달이라 하여 의미가 별로 없는 달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일상사 중에서 중요한 일들은 이런 이치에 맞추어 이루어지기도 하고 회피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귀신도 절도가 있는 모양이다.

윤달이나 윤년은 기본 틀에서 벗어난 달이나 날로 인식하여 활동을 왕성하게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인간에게 역마살을 끼게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달이나 날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귀신이 붙을 확률이 낮을 때 해야 할 일들이 이 시점에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수의를 윤년에 만들어 둔다는 것이다.

결국 귀신이 붙지 않은 수의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윤년인 것이다.

 

다음으로 윤년에 할 수 있는 일 중에 조상의 묘를 다듬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함부로 조상의 묘를 건들다보면 후손이 화를 입을 가능성이 높지만 윤달에 이루어지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굳이 귀신이 극성을 부릴 때 일을 하다가 철퇴를 맞을 이유는 없으리라 본다.

 

 

다음으로 하지 말아야 할 일 중에 하나가 결혼식이라 한다.

이는 덤으로 주어진 달이나 날이므로 의미가 퇴색된 것으로 인식된다.

인생에 가장 귀한 일 중에 하나를 덤으로 받은 날에 한다는 것 자체가 썩 달갑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윤년은 다가왔고 그 윤년으로 인하여 하루 덤으로 받은 날이 곧 다가온다.

그냥 보내도 1년이 지나가고 의미있게 보내도 1년은 지나가리라 본다.

하루하루가 우리 일생에서 귀중한 날인데 여기에 하루를 더 보태 준다면 이 또한 더 귀한 날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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