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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시(詩) 두 편(4-3.4)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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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단파파 작성일 2019-01-22 16:06 댓글 0건 조회 88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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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문학"에 수록된 친구의 시(詩) 두 편(4-3.4) 추가합니다. 

가을에 서사시

                          이상범


시월이 되어 손님이 산을 내려오기에

기쁨 한 접시 들고 길을 나섰다


풀꽃향기 가득한

노모의 등 같은 언덕을 오를 때

무릎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순진한 나뭇가지들은

시간으로 붉은 옷을 갈아입고 있다.

바람이 가던 발을 멈추고 말한다

"십여 일이 지나야,

10월 표 유명 브랜드가 출시될 것 같다"고 


유년 시절 황소에게 궁핍을 먹이며

냇가에 엎드려 꿈을 마시던 언덕길

송사리들이 사는 동네, 옛 그대로다

하지만

꿈은 잠들고 머리가 반백인 시간들로


하늘을 우러러보며 수수처럼 익어가는

나의 늦가을  



저 굽은 등을 보며

                                이상범


영혼의 끈을 잡고

사람들이 저만치 어디로 가고 있다


졸업장을 손에 쥐고 울던 지난날

그로부터 육십이 년,

어떻게 살아왔느냐며 우리들은

하얀 밤을 보냈다


꽃 피는 생의 봄을 지키자던

유년의 한 소녀,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에 흰 눈이

나비떼처럼 내린다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는지

저 굽은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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