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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숙(私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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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9-05-29 11:42 댓글 0건 조회 7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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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사숙(私淑)은 어떤 분이십니까

푸르고 높은 산 같은 분일까요
고요히 흐르는 강물 같은 분일까요
아니면
꽃 같거나 구름 같거나 바람 같아 때와 시절을 따라
흘러들고 흘러가는 아쉬움 같은 분은 아니신지요


행복이 가까운 곳에 있듯
그대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만한 훌륭한 사숙(私淑) 또한
그대 가까운 곳에 계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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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묵언 ♡  

바람소리/김윤기  

북극성 별자리로 날아 앉던 하얀 비둘기
미명의 바다 끝에서 등대 위로 날아들고
칠흑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던 숨소리 걷어 올린 피곤
둑방 끝 난간에 선 채로 졸아도
갈매기 울음은 뱃전으로만 모여든다.   

바다가 그리운 산들이 손을 흔들어도
흔적으로 남긴 목 빠진 기다림만 바다에 드러눕고
별과 달을 삼킨 은빛 물고기들은 먼 바다로 떠난 것인가
빈 바다 저편으로 노를 젓는 텅 빈 마음
영영 돌아오지 않을 이별 뒤편에 주저앉아
비린내 절인 아낙네 손끝 칼춤을 본다.
회 친 살점 초장 발라 삼켜도
앙상한 가시 끝에 매달린
시퍼런 눈알에는 아직도 바다가 일렁인다.
생전에 못다 한 것이 무엇인가
모든 것 다 이루고 떠난 것이려니
죽어 서러운 날에도 서럽지 않을 오늘과 내일의 얼굴
서성거리는 고요한 바다
이루지 못한 미완으로 떠나는 삶은 없으리니
불현듯 떠나도 떠나는 자는 서럽지 않다

     땅거미 뒤집어쓰는 나의 독백은
은빛 물결 번뜩이며 저물어 가는 바다로 침몰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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