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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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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개학
학교란 곳에 방학의 끝은 곧 개학이다.
참 재미있는 순환의 기법이라 본다.
개학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가면 또 방학에 이르게 된다.
학교생활은 방학과 개학, 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방학은 학기가 끝나고 일정기간 수업을 쉬는 기간이라 보면 될 것이다.
여기에 ‘방’자는 내치다, 추방하다, 쫓아내다 라는 개념이 들어 있는 한자이다.
여기에 학자를 붙임으로 “학교 내에서 배움을 멀리하다.” 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배움이 학교 현장에서 직접 일어나지 않는 기간이라 보면 될 것이다.
물론 방학중에도 학교 내에서 공부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은 특별한 경우라 본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겨울과 여름철에 방학을 맞으면서 학교생활을 했다.
그냥 때다 되었으니 그냥 학교에 안 나가는 것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딱딱하던 학교생활을 잠시 접어 둘 수 있는 시간이라 누구에게나 기대가 된다고 본다.
특히 여름과 겨울철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울 때 잠시 수업을 중단하면서 자기 시간을
갖는 것 또한 필요하리라 본다.
어쩌면 방학은 학창생활에 변곡점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흥청망청 시간이나 쓰면서 무의미하게 그 시간을 보내느냐, 아니면 규모 있게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그야말로 자신의 인생에 소금 같은 시간을 가지냐에 따라 그 결과
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뒤돌아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더위나 추위를 피하는 시간 정도로 인식하면서
시간 때우기에 급급했던 부류일 것이다.
물론 학교에서는 방학을 맞이하면서 귀한 시간에 가치 있는 일하기를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실천하는 학생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으리라 본다.
올 여름도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요란스럽게 덥던 날씨도 지난 주 태풍과 함께 자연히 소멸된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서늘한 바람이 우리 곁에 바싹 다가온 느낌이다.
열대야가 이제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 가려는 듯하다.
보통은 광복절인 8월15일 경이면 귀신처럼 날씨도 선선해지기 시작한다.
찌는 듯 한 더위도 한 물 가는 시점이 되면 학교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개학을
맞이한다.
올해 같은 경우, 지난주에 개학을 한 학교도 있긴 한데, 많은 학교가 내일 아니면
8월16일에 개학을 하게 된다.
내게는 마지막 개학이 된다.
개학도 마지막이 있을 수 있냐고 반문을 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내 사전에는 개학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방학이 없는데 어찌 개학이 있을 수 있겠는가.
교직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많은 개학을 맞이하였지만 내일 개학만큼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평상시에도 그렇게 의미를 가지고 개학에 임했으면 교직생활이 달라졌을 터인데
그냥 개학으로 맞이했던 것이다.
나에게 마지막 개학이라 해서 별나게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마지막 개학이라는 관념이 머릿속에 들어갈 뿐인 것이다.
결국은 이번 방학이 나에게는 마지막이었고 그 결과 개학도 마지막으로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종료 메시지를 무엇으로 남겨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도 뾰족한 수가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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