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동문 문화예술
레임덕
페이지 정보
본문
레임덕
제목과 같은 레임덕이란 용어는 뉘앙스 상에 우리나라 말은 아닌 것 같다.
외래어인데 하도 많이 들어서 마치 우리의 언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 사전적 의미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임기 종료를 앞둔 대통령 등 지도자나 그 시기에 생기는 지도력의 공백 상태.”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치고 레임덕에서 허덕이지 않은 사람은 한 명 뿐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있다.
레임덕 없이 대통령을 마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레임덕이라는 용어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나온 것이 아닌 만큼 외국에서는 그런 사례가
너무 많다고 본다.
그게 우리나라에도 그냥 적용된 사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대통령만 그런 레임덕에 처하게 되는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사전적 의미에서 보듯 타 유형의 지도자에게도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 유형의 지도자 범위는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 권한이나 권력 같은 힘이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저도 몇 삼십일만 있으면 교직을 마치게 된다.
그야말로 임기 종료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제게 주어진 권한은 보는 사람들에 따라 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학교 영역 내를 벗어나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찻잔 속에 부여된 권한을 가지고 해당 학교만을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라 보면 될 것이다.
임기 만료가 되면서 레임덕이란 현상이 발생되고 있는가에 대해서 내 스스로에게 물어
보기도 한다.
그 답은 심리적 레임덕은 분명히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스스로가 레임덕에 시달린다고 보아도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은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조그마한 권한이라도 행사하기가 꺼려지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굳이 떠나가는 마당에 일을 떠벌려서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한 술 더 뜬다면 “제대 말년에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가라.”라는 군대 용어가
실감난다는 것이다.
이런 게 레임덕이 아니고 뭣일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레임덕을 좀 더 현실적으로 표현한다면 말발이 잘 안 선다는 현상이라 본다.
게다가 힘 있을 때 붙어서 같이 일 했던 사람이 멀어지거나 떠나가는 현상, 더 나아가
다른 곳에 가서 붙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냥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한 이야기나 지도자의 단점 보따리까지
싸 가지고 나갈 때엔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제대 말년까지 자신의 헤게모니를 쥐다가 나가는 경우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레임덕은 타인이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스스로 느끼는 때도 있으리라 본다.
저 같은 경우도 퇴직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이런 현상이 심리적으로 다가옴을 떨칠
수 없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건강마저 약화가 됨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스스로 멘탈이 좀 있다고 자부하고 살아왔는데 내 자신 앞에 떨어진 심리적 레임덕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는지 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이가 되면 당연히 물러나야 할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이
바로 레임덕에 걸린 현상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밖에서 내게 던지는 레임덕 화살은 내 스스로 감내하고 삭히면 될 것 같다.
떨어지는 낙엽이 무슨 매가리가 있겠는가?
떨어지면 퇴비 이외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을 주변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떨어지고 싶어도 낙엽은 낙엽인 것이다.
어차피 인간도 자연의 한 조각이거늘, 자연의 섭리에 맞추어 살아가는 게 가장 자연스러운
삶이 아닐까 싶다.
댓글목록
key-k산악회님의 댓글
key-k산악회 작성일
선배님의 심리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글이네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년에는 몸 사리는게 정석이죠. ㅋㅋ
이제 교직 생활이 한달이 채 남지 않으셨군요.
무사히 마무리 하시고 교내보다 넓디넓은 담장 밖 세상에서 의 멋진 삶을 응원합니다.
연습 삼아 이번 일요일 산악회 야유회에 참석해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