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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과 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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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과 개소리
살아가면서 누구나 다 福音을 듣고 싶어 하지 개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복음 아닌 개소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는 데 대하여 얼추 수긍하리라 본다.
기왕이면 남이 듣기 좋은 복음으로 썰을 풀면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제대로
안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옛말에 “忠言逆耳於, 良藥苦於口”라했다.
“충신의 바른 소리는 군주의 귀를 거슬리게 만들고, 인간에게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고 했다.
바른 소리를 잘 하는 신하는 성군이 아닌 군주의 밑에서 일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다보니 바른 소리를 잘 하는 신하는 멀리하고 아첨과 사리사욕에 물든 신하를 찾게 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런 군주가 지배하는 나라는 망조가 들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간다는 것이다.
군주의 그릇이 그 모양밖에 안되는데 제대로 된 신하가 보일 리 없을 것이다.
아니면 무능하고 판단이 잘 안되면서 독단과 독선으로 위정을 행하는 군주 밑에는 그 군주와
비슷한 아류의 신하들이 들끓게 됨으로서 백성만 그 피해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복음과 개소리는 항상 상충을 하면서 존재하게 된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에 목사님이 모세가 내렸다고 하는 십계명에 대하여 열심히 설파를 하였다면 그 말은
복음처럼 들릴 것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절에 있는 스님이 열심히 신도들 앞에서 설법을 하였다면 신도들은
뜨악하게 들을 것이다.
같은 십계명도 누가 말 하느냐에 따라 양상이 판이하게 달라지게 전달되는 것이다.
거창하게 십계명을 들먹거리지 말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복음이나 개소리를 찾아보자.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릴 수 있다는 것을 앞에서 언급하였다.
역으로 이해한다면 좋은 말도 개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렇다면 어떤 말이 상대방에게 복음처럼 들릴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서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어떨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의 언어를 보면 접두사와 접미사에 쌍스러운 말이 끼지 않으면 대화가 잘
안 되는 아이들이 있다.
굳이 욕을 섞어서 쓰지 않아도 소통이 잘 될 것 같은데 사정없이 그런 이야기를 섞어 쓰는
아이들 사이에는 그런 언어가 상당히 친근하게 들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공맹자의 하늘天 따地를 가르친다면 아이들이 복음처럼 받아들여 줄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 세계에서 복음 같은 언어가 무엇일지는 얼추 짐작이 갈 것이다.
쌍소리도 어떤 대상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극과 극을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언어가 가장 극과 극을 달리는 곳은 정치권이라 본다.
같은 사건이 발생되어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긍정과 부적이 확연하게
갈라짐을 볼 수 있다.
거기에 동조하는 세력까지 합쳐지다 보니 국론분열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행태를
우리는 늘 보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세력들이 하는 말은 마치 복음처럼 들리는데 비 지지 세력이 하는 말은
한 낫 개소리로 치부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복음과 개소리가 같은 사건이지만 누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확연하게 갈리는
모습을 우리는 늘 보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이 아니다 하더라도 내가 꼴보기 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아무리 정당하고
합리적이라 하더라도 개소리로 치부하기 쉽다는 것이다.
개소리를 듣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꼴 보기 싫은 인간을 안 만드는 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살아보면 꼴보기 싫은 인간들이 자신의 주변에 넘쳐난다는 것이다.
나와 우호세력이 넘쳐나야지만 복음이 넘치는 세상으로 갈 터인데 그와 반대의 방향으로 갈
때에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감정은 묘한 것이라 어떤 때에는 개소리도 그럴싸하게 다가올 때가 있으리라 본다.
저놈(?)이 오죽하면 저런 소리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측은지심도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온 천지에 복음만 있다면 그건 복음이 아니라 일상사의 언어표현에 불과한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개소리가 있기에 복음이 빛나는 것이라 보면 개소리에 대해서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도 조금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이 복음이 있으면 그 이면에는 개소리가 있게 돼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인간이 존재하면서 언어가 없어지지 않는 한 복음과 개소리는 항상 공존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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