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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시경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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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7-12 21:42 댓글 0건 조회 5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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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내시경 검사

 

 

7월12일 아침 공직생활에 마지막 건강검진을 받았다.

2년에 한 번씩 받는 건강검진도 마지막이라 하니 전날 밤 잠도 잘 안 왔다.

새벽같이 일어나 뭣을 하긴 해야 하겠는데 뭣을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할 정도였다.

여느 날 같으면 출근준비를 하느라 머리도 감고, 수염도 밀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는데 그

 절차 중 몇 가지가 생략되면서 갈피를 잡기가 힘들어졌다.

그 중 가장 큰 일이 아침밥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공복에 가야지만 제대로 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에 맞추기 위함이다.

 

 

날씨가 더워지기 전인 3~4월에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일들이 발생되면서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뭣이던 급해야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내 스스로가 보고 있는 것이다.

미리미리 해 놓으면 어디가 덧나는 일도 아닌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과거에 건강검진은 주로 연말에 했다.

해를 넘기면 안 되었기에 12월 중에 하다 보니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혼잡하기 그지

없는 상태에서 검진을 받았다.

이번에는 연말도 아니고 날씨도 더운지라 많은 검진객들이 몰리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갔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많았다.

검진 의료기관이 학교와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은지라 아침 일찍 걸어서 갔다.

9시가 다 돼서 가보니 일찍 온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붐비기에 이번에는

830분 전에 도착을 하였다.

 

 

그 시간대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지 않아서 서비스를 좀 더 세심하게 받을 수 있었다.

먼저 문진표부터 작성을 하였다.

술은 얼마나 먹는지, 담배는 피우고 있는지, 운동은 일주일에 몇 시간동안 얼마만큼의 강도로 

하는지에 대한 체크가 있었다.

그보다 더 엄한 것은 자신의 병력과 직계가족의 병력을 체크하는 난이 있었다.

자신의 병력이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직계가족간의 병력은 현재나 미래의 병을 예측하는데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이는 곧 부모가 앓았던 병을 자신도 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건강관리를 하라는 

뜻도 있을 것이고, 유전적으로 그 병에 취약함으로 미리 알고 있으라는 경종의 메시지일 수 도 

있을 것이다.

 

 

840분이 되자 건강검진이 시작되었다.

이미 문진표는 작성해 놓았기에 그걸 바탕으로 키, 몸무게, 혈압, 시력, 청력, 뱃살둘레를 재고

 난 뒤에 다음 단계로 갔다.

소변과 대변 검사시료 채취, 혈액채취를 한 다음 위 내시경을 하러 갔다.

젊은 날에는 위 내시경을 하지 않았었는데 나이 오십이 넘어 가니까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으로

 변해버렸다.

안내 데스크에서 수면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라이브로 할 것인가를 물어 보았다.

어차피 이것도 인생의 한 경험이라 보고 그냥 생으로 하기로 하였다.

 

 

잠시 후 내시경실로 안내 되었다.

먼저 요구르트 같은 조영제를 조그만 컵으로 따라 주었다.

맛도 요구르트와 비슷한 것 같은데 뭔가 기분이 썩 좋은 맛은 아닌 것 같다.

그 다음 목구멍 마취가 있었다.

스프레이로 뿜어 주는데 이걸 뿌리는 순간 기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독하기도 한 것 같고, 별로 달갑지 않은 느낌도 들어갔다.

서너 번 뿌리는 것 같은데 입을 터 크게 벌리고 목을 더 젖히라는 것이다.

한 번 뿌림을 당하고 나니까 정신이 약간 혼미해 지면서 목에서 좋지 않는 느낌이 강하게 

왔는데 목을 젖히고 뿌림을 당하고 나니 거기서 나오는 물같은 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것 

같은데 참기가 영 어려울 정도로 자극성이 있었다.

울컥 하는 것을 억지로 참았는데 이내 목구멍이 굳어지는 느낌이 들어간다.

 

 

그러고 난 다음 사람을 옆으로 뉘어 놓고 다리를 쪼그리라 했다.

그러지 않아도 왼팔이 아파서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위내시경을 잘 받을 

수 있는 자세를 만들기 위하여 팔의 위치를 막 조절해 주었다.

아파도 참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잠시 후 어두침침하게 만들어 놓고 나니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셨다.

플라스틱 마스크를 물기 전에 틀니를 했느니 흔들리는 이는 없는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하다가 틀니가 빠지는 수도 있을 정도로 힘들다는 이야기같이 들려왔다.

 

 

좀 있더니 목구멍으로 위내시경 파이프가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목에는 마취를 했지만 그 속으로 들어갈 때에는 구역질이 났다.

전에 할 때에는 본이 아니게 침이 질질 나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참인데 간호사가 

휴지를 한 뭉테기 손에 쥐어 주고 입부분에 휴지를 깔아 주었다.

가급적 침을 흘리지 않고 우아하게 위 내시경을 받으리라 다짐을 하고 이를 꽉 물었다.

그런데 거기서 사달이 날 뻔 한 것이다.

내시경 호스가 위로 들어갈 때 힘을 빼라는 것이다.

힘을 주면 목구멍이 경직되어 호스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은 침을 질질 흘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힘을 빼다 보니 본이 아니게 침이 질질 나오는 것 같았다.

참 뜻대로 안되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

어제 저녁 이후 아무 것도 안 먹은 터에 위는 텅텅 비어 있는 것 같았다.

내시경이 위 곳곳을 휘젓고 다니는 듯 한 느낌이 확실하게 전해온다.

이곳저곳을 다 휘저을 때마다 구역질이 조금씩 나는 것 같은데 무엇이 올라오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쥐뿔이나 위에 남아 있는 음식물이라곤 물 한 방울도 없게 만들었느니 올라올 건더기가 

없었을 것이다.

한 참 위를 휘저은 다음 의사선생님이 끝날 때가 됐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았다.

조금 있다가 위내시경 호스가 목구멍으로 빠지는 느낌이 확실하게 다가왔다.

위 내시경 호스가 위와 식도에 들어갔을 때 그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안에도 감각과 통증을 느낄 수 있는 감각세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 내시경 호스를 빼자 이내 침도 좀 더 나오는 것 같았다.

체면이고 코댕가리고 간에 침 나오는 것 자체가 제어가 안 되는 터이라 그냥 질질 흘리는 수 

밖에 없었다.

한 참을 시달리고 나니까 정신도 좀 혼미해 지는 것 같고, 빈혈기도 나타나는 것 같았다.

억지로 몸을 추슬러 일어나니까 입 안을 헹구라고 한다.

그러지 않아도 비리비리 한데다가 아침도 먹지 않은 가운데 이렇게 혹독한 검진을 하다 보니 

제정신에서 좀 빗나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면대에 가서 종이컵에 물을 받아서 몇 번 헹구었는데 마취를 한 입 안은 감각도 별로 없으

면서 텁텁한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

30분 정도 있어야지만 그 증상이 완화된다고 간호사가 전언한다.

 

 

다 마치고 대기석에서 기다리라라고 한다.

5분도 채 기다리지 않았는데 의사선생님이 호출하셨다.

재작년 차트를 가지고 이번 것과 비교하여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었다.

비교자료가 있음으로서 어떤 양상으로 변해 가는가의 추이를 알아보는데 귀한 자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위 내시경을 끝으로 건강검진이 종료되는 것 같다.

비용은 8천원 남짓 나왔다.

검진으로 인하여 아침을 굶었는데 그 보충 책으로 오렌지주스 1캔과 초코파이 하나를 주었다.

위가 빈탕인 곳에 초콜릿과 오렌지주스를 가지고 달래 줄는지도 의문시된다.

어디 가서 죽이라도 한 그릇 먹고 위를 달랜 다음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었으면 하는 바램이

었으나 주변에 죽 집은 없었다.

할 수 없이 간단하게 김밥으로 때우고 점심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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