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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夏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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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50 작성일 2023-06-21 10:41 댓글 0건 조회 5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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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夏至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밤의 길이는 쥐꼬리만 한 날이 오늘이다.

낮의 길이가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햇볕 쬐는 양이 많아지고, 그 덕분에 날씨가 점점 

더워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 이후에 한 달 정도 지나면 더위의 정점에 이르면서 북반구의 지구도 점점 식어가기

 시작한다.

이처럼 하지는 계절상에 가장 중요한 시점과 위치에 처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농경사회에서는 기후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없을 것이다.

기후에 의해서 일상생활이 짜여 왔기에 그걸 벗어난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공업을 위주로 한 산업사회가 되다 보니 기후와는 좀 떨어져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걸

 벗어나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하지는 24절기 중에 10번째로 맞이하게 되며, 이날의 특징은 일 년 중 태양과 마주치는 

시간이 가장 긴 날이다.

이렇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구의 축이 23.5도만큼 기울어져 있으면서 자전을 한다는

 것이다.

이 기울기로 인하여 태양에서 오는 빛을 쬐는 시간이 달라짐으로 계절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오묘하고 신비로운 세계가 아닐 수 없는 곳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오늘 태양이 떠서 질 때까지의 시간은 대략 14시간 35분 정도 된다고 한다.

여명과 일몰 후 어두워질 때까지의 시간을 합치면 그보다 훨씬 더 밝은 시간대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날이라 보면 될 것이다.

낮을 바탕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은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을 것이고, 밤을 가지고 

밥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은 돈벌이 시간이 줄어서 애가 나는 시점이다.

이것도 동지가 되면 역전 현상이 발생함으로 양쪽 다 너무 기뻐하거나 서운해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밝은 시간대가 길게 이어짐으로써 인간의 생활방식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실감 나게 볼 수 있는 것은 농업 분야가 아닐까 싶다.

우리 강원도 같은 경우에 감자바위로 닉네임이 붙여질 정도로 감자와는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햇감자를 첸센할 수 있는 날이 바로 오늘인 것이다.

게다가 보리의 수확을 마무리하고 2모작 벼를 심어야 하는 막바지 단계라 보면 될 것이다.

 

 

그 외 농경사회에서 오늘을 전후로 해야 할 일을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누에치기, 마늘 수확, 밀이나 보리수 확, 콩심기, 들깨나 참깨 심기와 같은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가을에 수확할 수 있는 낱알 곡식은 파종 시기가 점점 지나갈수록 수확량이 떨어지게 돼 있다.

일손은 모자라고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일하는 시간은 점점 많아지게 된다.

게다가 잡초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와 마주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죽어나는 것은 농부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 농부들은 과거보다 중노동에서 많이 빠져나왔다고 본다.

트랙터나 경우가 같은 농기계의 도입으로 밭갈이나 논갈이 등의 중노동에서 어느 정도 

빠져나올 수 있었고, 땡볕에 베적삼을 걸치고 논밭 매던 일도 제초제가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있다.

벼나 보리 같은 농작물, 감자나 고구마 같은 근채류의 농작물 수확도 이제는 기계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바로 직전의 우리 아버지 세대들까지 죽을 고생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옛날보다 농사짓기가 한 층 더 수월해 진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 만 해도 행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단오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가 찔찔 오는 것은 소망스러운 일은 아니라 본다.

하지만, 하지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이로 인해 먹거리가 풍성해지면 이 또한 축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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