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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꿰매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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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꿰매 신기
궁상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서 나온다 했던가.
“땟거리가 없다 보니 핏죽도 제대로 못 먹던 시절이 있었다.”라는 것을 체험한 세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혈기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땟거리 이야기하면 “라면이라도 삶아 먹으면 되는 게 아니겠어요.”라는 답이 나온다고 한다.
요즘에 배를 곯 정도로 힘든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본다.
자고로 없으면 궁해지고 그 궁해짐이 궁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에게서 궁상이 가장 흔히 나오는 곳은 의식주라 본다.
그 의식주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궁한 모습이 나타나게 돼 있는 법이다.
해서 우리는 의식주 해결을 위하여 분골쇄신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어느 하나라도 결핍이 되면 스스로가 궁해짐을 인식하고 그 단계까지 가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그게 바로 현재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의식주가 해결되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소위 말해서 럭셔리한 것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더 쉽게 표현한다면 국산 차를 타도되는데 굳이 외제를 고집한다거나 게 맛살만 먹어도 되는데 킹크랩을 찾는 경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것을 챙기는 것 자체가 인간의 본능이라 본다.
너무 궁하면 그 본능조차 존재가치가 없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너무 배고프면 음식쓰레기 봉투라도 뒤적거려야 한다는 것이다.
궁하면 궁할수록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경제발전과 함께 사회복지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서 딱히 궁한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고 본다.
찢어지게 가난하던 시절에는 나를 비롯하여 주변 모두가 궁했다.
궁함이 평등을 이루던 시대였던 만큼 그 궁함이 자존심을 건들지는 않았던가 보다.
궁함에 자존감을 버리지 않은 사람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인도의 성인이었던 ‘간디’라는 사람이 있다.
영국에 혹독한 착취와 억압, 폭정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인도의 자존심을 세웠던 분으로 알고 있다.
당시에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로 있으면서 우리나라 구한말처럼 모든 국민이 고혈을 빨리던 시절이었다.
모든 면에서 간디는 국민에게 모범과 감동을 주었다.
기억나는 사진 자료 중 하나가 너덜너덜 다 떨어져 넝마중이 같은 옷을 간디 스스로가 기워입는 장면이었다.
간디 정도 되면 어느 정도 의관을 갖출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반백성과 똑같은 생활을 하면서 애환을 같이 했었다고 본다.
요즘의 우리 생활은 어떤가.
돈도 넘쳐나고 물건도 넘쳐나고 있다.
그 덕분에 쓰레기도 덩달아 넘쳐나는 세상에 와 있는 것이다.
멀쩡히 입고 신을 수 있는 의복이나 신발도 유행이 지났다고 그냥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세상이다.
이렇게 흥청망청 살아도 되는지 모를 일이다.
주제넘은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필자는 아직 양말을 꿰매 신는다.
꿰매다 마누라한테 걸리면 할 수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한두 번은 꿰맥질을 하는 편이다.
좋게 보면 자원의 재활용 또는 쓰레기 방지책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궁상으로 보일 것이다.
개개인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느냐에 따라 지구가 앓는 몸살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것은 정도에 넘치었다고 본다.
소위 말해서 지속 가능한 경지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 버린 것이다.
결국, 인간 때문에 지구가 병들고 그 안에 있는 인간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똥폼도 중요하겠지만 아껴서 오래오래 쓸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하는 것또한 중요하지 아니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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