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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에 다녀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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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2 작성일 2021-05-06 20:24 댓글 1건 조회 9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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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령포(淸泠浦)에 다녀오며

 

코로나로 인해 전반적으로 제한된 생활을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반감 같은 것이

생겨난다. 이런 속박된 생활에서 벗어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으리라.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 갈려면 언제가 될지 막막해 하다가 그 간을 기다리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관광지를 찾아 숨통을 트고 있다.

어디를 가든 몸을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나 같은 경우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수십년 동안 한 직장에서 동고동락했던 동료가 집 가까이 살고 있다.

관광지를 혼자 가는 것 만큼 무료(無聊)한게 없지 싶어 동료와 부부동반으로

4명이 차 한 대를 이용하여 떠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가다가 생각하기로 했다. 탈출이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로부터 탈출.

 

너무 먼곳은 지양하고 아침 먹고 떠났다가 저녁에 올수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영월을 선택했다. 이곳에서 영월까지는 두시간 반 정도. 태백을 경유하여 사북, 신동,

영월로 이어지는 도로는 자동차전용도로여서 교통편이 좋은 편이다.

관광지는 영월 청령포로 정했다.

이십여년전에 한번 갔다 온 후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동료 역시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가 보고 싶어했다.

 

청령포!

단종이 세조에 의해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유배 되었던 곳이다.

중학교때 단종애사라는 영화를 보면서 어린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슬픈 내력을 지닌

왕이었구나 그렇게만 알고 지냈던 단종의 비화는 이번 기회에 더 확고하게 알게 되었다.

영월은 동강과 서강이 합류하였다가 단양을 거쳐 충추로 빠지는 남한강 상류이다.

동강은 태백에서 발원한 강물이 임계 골지천으로 흐르다가 정선에서 조양강으로 흐르고

다시 어라연을 거쳐 영월에서 서강과 합류하는 남한강의 본류이며

서강은 태기산이 발원지인 주천강과 오대산이 발원지인 평창강이 합류하였다가

다시 동강과 합류하는 남한강의 지류이다.

청령포는 동강과 합류하는 서강의 하류쪽에 있고 그 지형이 오묘해서 남쪽으로는

바위절벽으로 이루어 져 있고 다른 삼면은 굽이도는 깊은 강물에 둘러 쌓여있다.

누구라도 이곳에 성을 쌓고 산다면 외부에서 감히 침범하지 못할 듯 하고

반대로 말하면 어느 누구라도 이곳에 갇히면 빠져 나갈 방도가 없을듯한 곳이다.

이런 유배지를 어느때 부터 알고 있었는지 단종이 첫 희생자였는지 아니면 그 이전

수천년전에 이미 활용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단종의 애사로 인해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단종의 유배가 결정된 날은 1457621일이고 
622일 광나루를 떠나 청령포에 도착한 날은 28일이라고 나와있다.
일주일만에 한양에서 영월에 도착한 것이다.
남한강에선 배를 타고 가다가 육지에선 가마를 타고 가며
무더운 날씨에 고초를 많이 겪었으리라
.

영월 장릉 단종역사관에 진열되어있는 자료들을 보면보다 상세히 알수는 있으나
역사서에는 어떻게 기록 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조선왕조실록을 열어 보았다.

 

‘1457621: 판돈녕부사 송현수(단종의 장인)등의 반역으로 상왕을 강봉하다

’1457622: 영월로 떠나는 노산군을 화양정에서 전송케 하다.

‘14571021: 송현수는 교형에 처하고 나머지는 논하지 말도록 하였다.

노산군이 이를 듣고 스스로 목 매어서 졸()하니 예로서 장사지냈다.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로 유배된지 넉달 만이다.

일국의 국왕인 단종의 사망은 이토록 짧게 기록 된게 전부였다.

단종이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했는지 누군가 완력으로 교살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후세 사람들은 그 당시 영월지역의 홍수로 청령포가 범람되어관풍헌으로 옮겨지기까지
두달동안의 청령포 생활에서 만감이 교차했을 어린 단종임금만 떠 올릴 뿐이다
.

 

청령포의 노산대에 올라 북서쪽 하늘을 바라다 보았다.

멀리 야트막 하게 솟아 오른 산이 검각산이라고 하며 그 북쪽 산자락을 따라 가다보면

한양, 지금의 서울이 나온다.

이레 여드레 전에 꽃 같은 부인과 생 이별 하며 떠나 왔는데 부인은 어떻게 지낼까,

나와 같은 마음으로 날밤을 지새우며 눈물을 흘리지나 않는지 가슴이 미어 졌으리라.

잠은 제대로 잤을까 새벽이 오도록 뜬눈으로 지새우다 날이 밝기 바쁘게 또 노산대에

올라 서쪽 하늘을 바라 보았을 단종임금.

후세사람들은 560년전의 그 일이 마치 어젯일인 양 가슴이 아려온다.

 

청령포에서 장릉으로 옮겨 관람하고 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영월로 갈때는 태백을 경유해서 갔으나 집에 돌아 갈때는 정선을 경유해서 가기로 했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정선을 지나서 동해로 갈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장릉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3km 정도 경과하니 소나기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유배가던 단종임금이 이 길을 넘어 갈 때 소나기가 억수같이 퍼 부어

가던길을 멈추었다는 고개마루였다.

임금의 유배길을 막고 싶은 하늘의 게시였을까?

 

청령포를 돌아보며 옛사람들의 고뇌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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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전님의 댓글

조규전 작성일

조선시대에 가장 비운의 왕인 단종이 뭍혀있는 곳 영월,
영월은 단종을 빼 놓고는 논할 수 없는 곳이라 봅니다.
저는 영월에 갈때마다 빼놓지 않고 장릉에 들릅니다.
조선시대 역사의 한 단면을 그려놓고 간 단종,
그 단종의 숨결이 고스란히 숨어있는 영월이야 말로 단종 역사지이자 관광지라 봅니다.
눈물샘을 자극시키는 역사 관광지 영월,
들어갈 때는 웃으면서 가지만 나올 땐 눈시울을 뜨겁게 붉히면서 나오는 곳이 영월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