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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기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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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9-10-05 08:51 댓글 4건 조회 7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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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기(醉氣)의 향방(向方)

                                       
바람소리/김윤기 

소주 한 잔 곁들인 저녁

귀가를 서두르던 시간

식당 울타리 위로 박꽃 몇 송이

하얗게 녹아내리는 등불 타고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 한밤 새워 걸어야겠다.

한여름 밤 짧은 그믐

삼경三更을 넘어가는 길

먼 길도 아닌데    

걷자

걸어서 가야지

깊고 깊은 이 어둠이 걷히기 전에

이르러야 할

그대라는 이름 곁

그 별의 향방을 찾아 걸었다.

내 나이 몇인가

모호할 것도 없는 길 위에서 길 잃고만

내 걸음걸이

왜 그리 비틀거렸는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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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단파파님의 댓글

어단파파 작성일

세월에 취해 몸은 비록 늙었어도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지요.
마음으로 걷는 길 어디인들 못 가리오.
비틀거리면서도
별빛 같은 그대만 있다면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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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집염의 대상이 없다면 삶의 의미를 어디서 찾겠습니까
달빛 같은 그대를 향해 오늘도 길을 갑니다
늘 격려와 용기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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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욱빈님의 댓글

임욱빈 작성일

'소주 한 잔과 울타리 위 박꽃 몇 송이'
'이 한밤 새워 걸어야겠다, 삼경을 넘어가는....'

시인의 깊은 사고와 고뇌가 물신 물신 묻어 납니다.

'내 걸음걸이
왜 그리 비틀거렸는지'

한 참 시인의 가슴을 생각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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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님의 댓글의 댓글

김윤기 작성일

도시의 한 중심에서 박꽃을 피운 울타리로 두른 식당에서 저녘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마주친 하얀 박꽃을
보며 떠오른 시상을 정리해 본았지요.
창백한 수은등 가로들 불빛에 어린 하얀 박꽃을 이지못하고 있답니다.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