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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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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08-03 06:34 댓글 0건 조회 1,1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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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누아리


앞으로 없어질 음식 중에 하나가 사진에 있는 지누아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그 반찬을 내 놓으면 젓가락이 잘 가지 않으리라 본다.

문화가 영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 바톤을 받아야 되는데 그 음식의 바톤을 받을 사람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어릴 때 먹어보지 않았으니 먹는 경험도 없을 것이고 지금 먹어보자니 대중화가 덜 되어 손이 안가게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통적 반찬 중에 하나인 지누아리의 맥이 끊기는 셈이 되는 것이다.

 

지누아리는 바닷가에 나는 해초류 중 하나다.

, 미역, 다시마, 톳 같은 부류의 해초류는 대중화되었기에 많이 이용되지만 지누아리는 생각보다 덜 이용되었던 것 같다.

바닷가에서도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해초류보다 채취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더더욱 귀한 존재인지 모른다.

또한 지누아리를 채취하여 반찬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손질도 많이 가고 선호도도 떨어져 그런지도 모른다.

 

지누아리는 무치는 소스가 무엇이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고 본다.

재료나 원료는 한가지지만 만들어진 반찬의 맛과 멋은 다양하다고 본다.

지누아리의 진 맛은 해초류 특유의 식감과 함께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맛을 나타내곤 한다.

타 식재료에서 맛 볼 수 없는 맛으로 인하여 무슨 반찬의 맛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맛을 낸다.

결국은 먹어봐야 알 수 있는 맛을 가진 식품으로 오로지 지누아리에서만 볼 수 있는 맛이다.

소스의 경우는 단적으로 무엇이다라고 이야기하기에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간장 맛인지 아니면 고추장맛인지 아니면 다른 맛인지는 모르지만 좌우당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새로운 맛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지누아리는 밑반찬으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본다.

특히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을는지 모르겠는데 이 재료를 가지고 장아찌를 담그는 형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간다.

해초를 양념에 버무려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숙성시켜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쉽게 접근한다면 해초류를 가지고 장아찌를 담가 먹는다고 생각하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요는 이 반찬이 과거 밥상에서 인상 깊게 남았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쌀밥이 귀하던 시절에 밥상의 주 메뉴는 감자와 보리밥이었다.

이 두 가지 다 제대로 된 반찬 없이는 먹기가 힘든 밥 종류였다.

자연스럽게 반찬이 많이 소요되는 밥인데 지금처럼 산해진미가 다 갖추어졌던 시절이 아니었음으로 반찬에 대한 갈증은 한 층 더 컸다고 본다.

해서 소금에 쩔은 고등어 반찬이나 소금이나 고추장에 절인 장아찌류가 더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꽁당보리밥 한 사발을 비우는데 다른 반찬 없이 지누아리 장아찌 한 종지면 떡을 쳤던 시절이라 보면 될 것이다.

 

과거 학교에 나닐 적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갔었다.

집안이 괜찮이 사는 아니는 계란 후라이라도 덮어가지고 갔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고추장을 싸 가지고 가기도 바쁘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도 맨 고추장보다는 장아찌라도 넣어 가면 훨씬 더 그럴싸한 도시락 반찬으로 보이던 시절이다.

반찬냄새가 좀 나서 그렇지 쉬지도 않고 보관도 좋아 그래도 그럴싸한 반찬으로 각광을 받았다고 본다.

추억의 도시락 반찬 중 하나였던 셈이다.

 

이 지누아리라는 특별한 식재료가 창출하는 특이한 맛을 대중화시키기 위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물론 그런 음식을 만드는 곳에서는 머리를 더 짜내서 새로운 음식을 만들 수 있겠지만 그 재료만 가지고 특별한 음식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대중화가 덜 된 것도 그 음식을 확산시키는데 어떤 제약조건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어찌하였던 간에 지누아리를 이 시대에 맛 볼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가 만들고 있고 있다는 것이다.

요는 누가 만드냐가 관건인 것이다.

지누아리는 이미 한 시대 전에 많이 애용했던 식품이고 그 명맥도 간간히 이어지는 바람에 함부로 맛보지 못한 음식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좀해서 그런 반찬을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고 본다.

요는 우리의 식생활이 점점 서구화되다보니 재래종 반찬보다는 서구에서 들어온 식재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반찬이 훨씬 더 많아지는 형국이다.

아무리 서양식 반찬이 요란을 떤다 하여도 과거 어린 시절에 입맛을 사로잡았던 음식에 대해서 관심을 아니가질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진수성찬이라 하더라도 추억이 깃든 반찬에서 나오는 감동보다 못하리라 본다.

 

우리 지방에서 아직까지 지누아리를 반찬으로 내 놓는 식당이 있다.

옛날 지누아리의 맛을 보고 싶으면 그 집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홍제동 우산아파트쪽에서 출발하여 강릉초등학교 경계를 지나 100여 미터 정도 시내 중심부 쪽으로 내려오다가 왼편에 오솔길식당이라고 있다.

이 식당의 특징은 전통식의 반찬을 바탕으로 식단이 짜여진다.

식혜도 있고 생채도 있으며 재수가 좋으면 가끔가다 멍게도 맛 볼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제 가도 지누아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것을 안주로 해서 소주 한 잔 곁들이면 새로운 차원의 진미의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변해도 변치 않는 지누아리 맛을 보기 위해서라면 강릉바닥에서는 그 집이 제격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식당 집을 PR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추억을 지누아리 맛을 볼 수 있는 집을 그저 알려주려는 의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밝혀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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