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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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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yki 작성일 2020-10-31 10:20 댓글 0건 조회 1,0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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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뜨겁게 타오르는 밤
달빛, 차갑고 별빛마저 쓰러져 싸늘한데  
뜨겁게 타올라 잿빛으로 함께 쓰러지는 마음이여!

쓰러지는 것은 다시 일어서기 위한 몸짓이다.

지는 잎은 또다시 푸르게 돋아날 것을 언약하는 침묵일 뿐
계절도 돌고 세월도 돈다
부귀영화도 드높은 명예도 사랑도 미움도 돌고 도는 고요한 흐름이더라.
살아보니 그렇더라
살아보니 내가 너처럼 너의 운명 중 어느 한 곳으로 흘러들어 기쁨이 되고 
슬픔이고 행복이 되고 불행이 되더라.
네 또한 나의 운명 중 한 녘으로 흘러들어 나처럼 젖고 마르며 끊임없이 맴돌고 있더라.
균형 잃은 세월이 병 든 것처럼 비틀거려도
기어이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오고 말더라.
사랑했던 네가 내 곁은 떠나 홀로 된 것처럼
나 또한 너를 떠나 홀로 남겨졌으니 대자연의 섭리를 거역할 수 없어
이 가을 외롭고 쓸쓸해도 그저 유구무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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