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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다가 아까운 인생 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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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0-10-08 08:59 댓글 0건 조회 1,0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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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고 볶다가 아까운 인생 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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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태산이란 말이 있다.

산을 하나 넘으면 그 다음은 평지가 나오리라 생각 하는데 그보다 더 엄한 산이 또  가로막힌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산을 하루도 쉴 새 없이 넘고 또 넘는다고 본다.

한 고비 넘겼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에 넘은 것 보다 더 큰 산이 자신의 앞에 다가와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왜 인생의 산을 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인간이 만들어지면서 설계가 그렇게 됐는지 아니면 인간이 만든 틀에 들어가다 보니 그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 원시인들도 이렇게 복잡하고 골 아프게 살았을까를 상상해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결국 인간이 스스로 복잡한 세상을 만들어 거기에 들어가서 허우적거리는 모양새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의 일상사가 죄다 산을 넘어야 해결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들르고 세수도 하고 면도도 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산이라 보면 될 것이다.

산 같지도 않은 산을 넘지 않으면 일과의 꼬락서니가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일어나자마자 상황논리에 부딪히면서 하루를 열어가게 된다.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일련의 일들도 습관화가 되어서 잘 못 느낄 뿐이지 엄청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해서 필자는 생각을 좀 바꾸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는 일을 엄청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물론 귀찮고 구질구질하지만 안할 수 없는 일이라면 생각만이라도 좀 긍정적으로 바꿔보자는 게 내 지론이다.

해서 머리를 감을 때에도 시원한 하루를 맞이하기 위한 시발점이라 생각하면 그래도 견딜 만 하다는 것이다.

 

하루 일과의 준비가 머리감고 세수하는 것으로 끝날 것 같으면 그 정도까지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외에도 따라오는 수많은 일들이 아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는 것이다.

그날에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 안배부터 해야 한다.

시간이 남아돌면 모르겠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이다.

아침에 자질구레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빠지는 시간은 평소보다 훨씬 더 잘 가는 것 같다.

목적으로 하는 일을 할 때가 되었다 싶으면 이미 시간은 한참 흘러간 뒤인지라 헐레벌떡 본론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루에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은 모두 시간과 함께 에너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냥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굴려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과도 관계를 가지면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에 거기에 따르는 에너지도 만만찮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일을 할 수 없는 관계라면 사사건건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대충대충 살아간다면 모를 일일까 그렇지 않고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지 않은 삶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발생된다고 본다.

세상에 그냥 이루어지는 일들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점점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철딱서니 없던 시절에는 밥이 입으로 저절로 들어오는 줄 알았다.

안 들어오면 부모에게 생떼라도 쓸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

 

낫살이나 먹고 나니 이제 모든 일에는 에너지가 들어가야 함은 물론 후폭풍(책임)도 덩달아 따라오게 된다.

일 하는 것도 힘든 판인데 거기에 보이지 않은 무거운 짐까지 따라오는 형국에서 제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용이치 않다는 것이다.

하는 일 자체가 순조롭게 된다면 그래도 수긍할 수 있다.

하는 일에 스텝이라도 꼬일라치면 이것 푸는 것도 만만찮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정신없이 지지고 볶은 다음에 맛있는 요리라도 나온다면 백번이라도 할 일이라 본다.

하루 종일 정신없이 뭔가 하긴 했는데 손에 쥐어진 것이라곤 허무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손 놓고 살아갈 수 도 없는 처지고 보면 딱한 게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싶다.

나의 의지와 철학이 삶에 녹아들어간다면 정신적인 위안이라도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닌 부분에서 일생을 허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저 맥이 풀릴 뿐이라는 것이다.

 

오늘에 지지고 볶음이 내일에 맛있는 요리로 승화되면 좋겠지만 그런 변은 본 지 오래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손과 정신 줄 놓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니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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