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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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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7-07-18 17:57 댓글 0건 조회 6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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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단


   인간을 필요에 의해서 도구를 만드는 동물이라 본다
. 교단의 역사는 근대교육이 도입되면서 교실현장에 들어온 도구라 본다. 서당에 교단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교단이 도입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나는 가르치는 자들의 권위를 좀 살려보자는 의미가 있을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칠판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데 키가 작은 선생님들이 사용하는데 불편을 덜어주고자도입된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까지 교실에는 어김없이 교단이 있었다. 예전에는 나무로 짜서 만들었는데 지금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리라 본다. 목재로 제작된 것은 노후화되면 삐걱삐걱 소리가 나면서 먼지가 많이 날린다는 단점도 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가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더 중요하리라 본다. 교단의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면 벌써 교실에서 퇴출이 되었을 법 한데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보았을 경우 부정적인 부분보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는 교단이 없는 학교도 상당히 많으며 칠판 부착 위치도 키 작은 사람을 고려하여 낮춘 곳도 많다고 한다.

 

   서두에도 언급이 되었듯이 우리의 근대 교육은 일본으로부터 도입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서양학문의 도입은 물론이겠거니와 학교라는 틀 자체도 일본식으로 도입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학교와 관련하여 아직까지 많은 부분에서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유야무야 그냥 넘어가고 있는 것도 많이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 일제 잔재의 청산 중 가장 우리에게 와 닫는 것이 국민학교라는 명칭을 초등학교로 바뀐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일본의 잔재들이 그대로 남아 있으나 우리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부분도 상당수가 있을 것이다.

 

   교단의 선조격은 아마 각종 '단'에서 출발이 되었을 것이다. 일본의 교육을 우리가 할 수 없이 수용을 했지만, 교단이라는 것은 교실에서 격을 갖춘 신성시 되는 공간을 의미하면서 도입되었다고 본다. 불교에서 나온 야단법석의 자는 설법을 하는 특별한 공간을 의미하리라 본다. 그 외에도 태백산의 천제단, 강화도 마니산에 첨성단 등의 이름에서도 이라는 글자가 나오는데 이또한 신성시 되는 공간 또는 그 영역을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종교적인 제단의 경우는 학교 현장의 교단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신성시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종교든 간에 일반 신도가 제단 근처로 간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닌 한 허용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비스러우면서 신성시 여길 수 있는 공간이라 더 화려하고 특별하게 단장을 하는 경우를 우리는 보아오고 있다. 보통 사람도 종교적인 제단 앞에 가면 왠지 모르게 함부로 범접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갈 정도로 신성시 되고 있는 것이다.

 

   큰 행사에는 어김없이 단상이 만들어졌다. 예선 대통령 취임식 때 보면 맨땅이 아닌 단상을 만들어 만백성들 앞에서 위용을 자랑했던 역사도 있었다. 전국노래자랑을 할라치면 의례껏 단상을 준비하고 거기서 노래도 부르고 음악도 연주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차별화 된 공간이 필요한 곳은 당연히 영역을 구분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공간의 신성한 곳은 어디일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는 선생님들의 공간은 상당히 신성시 하였다. 오죽했으면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했겠는가. 세월이 흘러 선생님에 대한 신성감은 점점 퇴색하여 지금은 지식의 전달자, 학생의 관리자 정도로 인식되어 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단이 차지하는 영역은 선생님의 권위를 지켜주는 것이 아닌 교실의 소품 정도로 인식되어 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학교에서 교단이 계속 존치가 되어야 하는가 마는가는 학교 구성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 본다. 학교명처럼 인가나 허가를 받아서 처리해야 할 문제가 아닌 한 자연스럽게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꾸며 주면 될 것이다. 칠판과의 높이가 너무 차이가 난다면 키 작은 교사의 배려 차원에서 존치를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아니 초등학교 등 작은 학생들이 칠판을 이용해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교단이 필요할 수 도 있을 것이다. 기존의 칠판이 성인 기준으로 높이 달려 있으면 모르지만 요즘 설계되는 교실은 인체공학적인 면을 고려하여 칠판으로 인한 수업의 불편함은 최소화 되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어떤 도구 던 인간이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사용 가부도 정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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