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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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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21-04-04 07:25 댓글 0건 조회 1,0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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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의 끝



돈만 많으면 행복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봤다
.

필자도 그 대열의 선봉에 서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자인한다.

돈만 있으면 어지간한 것은 다 이룰 수 있는게 현실이고 보면 돈에 노예가 되는 현상을 딱히 나무랄 수 만은 없는 일이라 본다.

 

하지만, 돈으로 인해서 인생이 완전히 망가진 경우를 우리는 마이다스 손에서 찾곤 한다.

마이다스 손은 얼마나 마력이 센 놈인지 잡기만 하면 그 부분이 죄다 황금으로 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돈이 필요하다면 적당한 물체를 잡으면 그것이 황금이 됨으로 곧 돈이 되는 것이다.

마이다스 손을 가진 사람은 절대 손을 함부로 사용하면 안되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빵을 먹기 위하여 손으로 빵을 집었다하면 그 빵이 황금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돈 없는 사람이야 상상만 해도 배가 부르겠지만 막상 그런 손을 가진다면 매사가 불편해 질 것이다.

속된 상상으로 자신의 마누라를 손으로 건들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돈을 가지고 행복의 척도로 삼는다면 어떤 사람이 행복할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 보통의 숟가락을 물고 태어난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우리는 누가 가장 행복하다고 인식할 것인가.

보통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라 생각할 것이다.

풍족한 돈으로 풍요로운 인생을 살 것이라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즐거움이 배가 되리라 본다.

물론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온갖 고초를 다 겪어가면서 노력한 결과 자수성가를 했다고 보자.

그 사람의 행복은 어떻겠는가.

어렸을 때 잘 먹지 못하고 잘 입지 못하여 늘 불행하다고 생각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으리라 본다.

어렸을 때 고초를 겪은 덕분에 나이를 먹고 풍요로운 생활을 한다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살아가는 사람보다 행복을 배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너무 거창한데서 바라볼 필요는 없으리라 본다.

손톱밑에 가시가 들어서 엄청 불편을 느꼈다.

가시를 파낼 바늘도 없고 파내 주는 사람도 없고 눈도 침침하여 가시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누군가가 그렇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을 인식하고 가시를 파내 주었다고 상상해 보자.

엄청 고마운 마음을 가질뿐더러 가시가 제거된 상황에 대해서 잠시나마 기쁨을 감추지 못하리라 본다.

 

필자가 홍천에서 살던때에 일이다.

그쪽은 겨울철 날씨가 생각보다 훨씬 춥다.

춘천보다 더 추워서 맘 먹고 온도가 내려가면 영하 20도는 다반사였었다.

그러다 보니 집에 수도가 얼어서 물이 안나오는 불상사가 생겼다.

땅속에 수도관이 얼어서 물이 안나오는데 이걸 해결 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봄이 와서 얼었던 땅이 녹아야 물이 나올 참이다.

겨울은 나야하고 물은 안나오고 이를 어찌하겠는가.

 

시간이 흘러 봄이 왔다.

2월말 경 따듯한 어느날 수도꼭지를 틀자 흙탕물 비슷한 물이 콸콸콸 소리를 내면서 나오는게 아닌가.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수돗물이 땅이 녹으면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전까지 물이 없음으로서 겪어야 할 고초는 불행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었다.

그런데 물이 시원스럽게 나오는게 아닌가.

 

그 이후로부터 수도꼭지에서 거침없이 물이 나오는 것 만 봐도 행복감을 망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 안나오는 된 변을 보지 않았었다면 지금도 수도꼭지를 틀면 당연히 물 나오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다.

당연한 것인만큼 고마움이나 행복감도 느끼지 못하리라 본다.

 

사람마다 느끼는 행복감은 다 다르리라 본다.

허나, 불행한 구석이 없었던 사람은 짜릿한 행복을 느끼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불행으로 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어찌하였던 불행이 걷히고 나면 상대적으로 행복이 찾아오는 것은 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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